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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수 “공매도 금지 필요하면 9월 이후도 연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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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은성수. [뉴시스]

은성수. [뉴시스]

은성수(사진) 금융위원장이 오는 9월로 끝나는 공매도 금지 조치를 두고 다양한 의견을 들어 연장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원장 하반기 정책 방향 밝혀 #아시아나 인수합병 협상 결론나야 #기간산업안정기금 투입할지 결정 #캠코 통해 기업자산 2조어치 매입 #쌍용차나 두산도 대상 될 수 있어

은 위원장은 11일 ‘하반기 금융정책 방향’ 기자간담회에서 “9월까지 의견을 듣고 (공매도 금지) 효과를 면밀히 살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9월에 다시 환원한다고 해도 갑자기 (원래대로) 환원이 아니라 제도 개선과 함께 환원할 것이고, (공매도 금지) 연장이 필요하다면 연장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3월 16일부터 6개월간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주가가 급락하자 내놓은 조치였다. 이후 시장은 안정을 되찾았고 코스피·코스닥지수는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최근 신한금융투자는 “공매도 금지로 인해 약 9%의 코스피 부양효과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최근 난기류를 만난 아시아나항공 인수전과 관련해 은 위원장은 “정책당국자로서 불확실성을 빨리 끝내길 바란다”며 “산업은행과 HDC 현대산업개발, 두 당사자가 일단 만나서 빨리 협상을 했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지금 단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에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지원할 수 없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그는 “인수합병 절차 중간 단계에 기안기금이 들어가긴 애매하다”며 “산은·현산이 협상으로 가부간 결론을 내려야 기안기금이 들어가느냐 마느냐를 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를 통해 자금사정이 어려운 기업의 자산 2조원어치를 사들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쌍용자동차나 두산그룹도 캠코에 자산을 매각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은 위원장은 “대상은 모든 기업이고, 기업에 구분 없이 모든 것을 테이블에 올릴 수 있다”고 답했다. “기업주가 절대 내주고 싶지 않은 자산이라면 나중에 다시 돌려주는 ‘세일 앤드 리스백’ 방식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이 헐값에 눈물 흘리며 자산을 팔지 않아도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은 위원장은 최근 모바일 금융 앱 토스의 결제 사고와 관련, “개인정보, 나아가 국민의 재산이 안전하게 지켜진다는 소비자의 신뢰가 없다면, 디지털 금융혁신은 사상누각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간담회에 앞서 예금보험공사 대강당에서 열린 금융발전심의회 전체회의에서 “금융과 빅테크(Big Tech) 기업이 경쟁하는 시대에 위협과 기회요인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비대면·디지털 혁신의 가속화는 자금중개자로서 금융회사의 존재를 약화시키고 ‘인간 없는’ 금융서비스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고 했다. 또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저금리 기조가 강화되면서 금융회사들은 예대마진이나 자산운용 위주의 생존방식을 어떻게 바꿀지 고민해야 한다는 말도 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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