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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세주가 된 짐···"대한항공, 화물 운송 덕 2분기 깜짝흑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가 뜻밖의 구세주를 만났다. 바로 항공 화물이다. 최근 항공 화물 실적 호조로 대한항공은 2분기 깜짝 흑자를 볼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나이스신평 "등급 하향 검토 해제"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의 대한항공 체크인카운터 앞을 마스크 쓴 승객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의 대한항공 체크인카운터 앞을 마스크 쓴 승객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하늘길 막히자 화물 운송 가격 올라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4일 대한항공의 신용등급 하향검토를 해제하고 장기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하기로 했다. 2분기에는 "1분기 영업적자(-828억원)를 상당 부분 보완하는 흑자"까지 예상했다. 지난 3월 코로나19로 인한 여객기 운항 중단 등을 이유로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했던 것과 비교하면 극적인 반전이다.

실마리는 오히려 막힌 하늘길에서 나왔다. 코로나19로 여객기 운항이 줄어들자 항공 화물 운송 비용이 되려 크게 오른 것이다. 항공 화물은 화물 전용기로 운송하는 방법과 여객기의 짐칸에 실어 운송하는 '벨리카고(Belly Cargo)' 두 가지 방식이 있다. 벨리카고 방식은 전체 화물 운송에 절반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주요한 운송 방법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국제 노선이 중단되자 벨리카고 운송이 귀해진 것이다. 당연히 운송 단가도 올랐는데 항공 화물 운임지수인 TAC지수를 보면 홍콩-북미 항공 화물 운임은 지난 1월 1kg당 3.1달러에 불과했지만 5월엔 7.7달러로 두 배 넘게 올랐다.

항공 화물 수요 증가도 한몫

항공 화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도 실적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로 의료품 운송이 늘어난 데다 중국의 생산시설이 재가동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코로나19 방역에 비교적 성공한 우리나라는 공장 가동 중단 없이 수출품 생산을 지속한 것도 수요 확대를 뒷받침했다.

지난 3월 대한항공 A330 여객기에 화물을 싣고 있는 모습. 코로나 사태 이후 항공화물이 항공업계의 구세주가 되고 있다. [사진 대한항공]

지난 3월 대한항공 A330 여객기에 화물을 싣고 있는 모습. 코로나 사태 이후 항공화물이 항공업계의 구세주가 되고 있다. [사진 대한항공]

이례적 저유가도 실적개선에 영향

국제유가 하락은 비용 개선에 도움이 됐다. 실제로 두바이유 기준 지난 1월 배럴당 63.3달러였던 유가는 지난 4월에는 20.4달러까지 떨어졌다. 지난달에는 배럴당 30.5달러로 다시 올랐지만 1월과 비교해도 절반 수준이다. 이 밖에도 항공사들의 급여동결 및 삭감, 무급휴직에 따른 인건비 감축 등 자구 노력도 전반적인 재무상태를 개선시켰다.

화물 특수 지속할까…장기전망은 불투명

그러나 앞으로는 여전히 문제다. 이번 달부터 중단됐던 국제노선을 재기하면 화물 운송 단가가 다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국제유가도 회복세를 보여 비용부담도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근본적으로 코로나19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위기 극복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코로나19가 올해 3분기까지 지속한다면 대한항공 매출액은 8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2.4%, 아시아나항공 매출액은 4조6000억원으로 34.1%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내년 1분기까지 지속하면 대한항공은 40%, 아시아나항공은 44.3%까지 매출 감소 폭이 커진다고 예상했다.

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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