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수도인 멕시코시티에서 8일(현지시간) 시위대가 도심에 설치된 CCTV를 뽑고, 인근 점포를 약탈하는 등 경찰의 과잉 진압에 항의하며 거센 시위를 벌였다.
[서소문사진관]
멕시코에서는 건설노동자인 조바니 로페스가 경찰에 체포된 직후 이튿날 사망한 이른바 '멕시코판 플로이드' 시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경찰이 밝힌 공식적인 체포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소셜미디어 등에 올라온 체포 당시 영상을 보면 마스크 미착용이 이유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지난 5일 멕시코시티에서 경찰 여러 명이 시위에 참여한 16세 소녀를 거칠게 발길질하는 모습이 SNS를 통해 영상으로 공개되어 시민들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밀레이오TV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오후 이들은 멕시코시티 도심을 행진하며 경찰의 과도한 폭력을 규탄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위대는 인근 상가유리창을 망치와 철제구조물로 부수고 약탈을 일삼기도 했다. 또 거리에 설치된 CCTV에 매달려 카메라를 뽑아내고, 전 멕시코 대통령 중 한명인 베니토 후아레즈의 기념비를 훼손하기도 했다.
멜라니로 알려진 이 시위자는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았고, 멜라니에게 폭력을 행사한 경찰들은 구금 상태로 조사를 받고 있다. 클라우디아 세인바움 멕시코시티 시장 또한 직접 나서 "경찰력 남용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며 인권위원회와 함께 시위 진압 규정을 마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지만, 시위는 날로 격화되는 모양새다.
우상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