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택희의 맛따라기] 찻잎 음식 6가지 레시피
찻잎을 넣고 음식을 하면 어떨지 실험한 ‘산중대회’가 지난 5월 3~4일 전남 순천시 모후산 야생차밭에서 열렸다. 박동춘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이사장의 다원이다. 정상급 전문가 6인이 산골의 어려운 조리 여건을 딛고 창안 음식을 하나씩 완성했다. 시식한 결론은 ‘찻잎이 고기 잡내를 깔끔하게 잡아준다’고 이구동성. 박 이사장은 “평소 냄새 때문에 닭고기를 못 먹는데 찻잎을 넣고 쑨 닭죽은 잡내 대신 향이 있다”며 두 그릇을 비웠다. 찻잎 음식 6가지 레시피를 세상에 처음 내놓는다.
순천 야생차밭 ‘6인의 산중대회’ #죽순 닭죽, 데친 생찻잎 곁들여 #찻잎 밀전병엔 소고기·표고·숙주 #바지락살 조림장+어수리나물도
찻잎을 이용한 창안 음식
#찻잎 죽순 닭죽: 조희숙 ‘한식공간’ 오너셰프
▶재료: 우린 찻잎 2큰술, 생찻잎 반 큰술, 생 죽순 2줄기, 닭 반 마리, 양파 반 개, 생강편 5~7개, 불린 찹쌀 1컵, 구운 소금.
▶조리법: ①죽순은 쌀뜨물에 1시간 삶아 찬물에 하룻밤 아린 맛을 우린다. ②닭은 찬물에 담가 핏물을 빼고 기름덩이를 떼어낸 후 끓는 물에 1분 데쳐서 찬물로 씻고 껍질을 벗긴다. ③물 2L를 냄비에 붓고 끓을 때 닭·양파·생강편·죽순을 넣고 20분 끓인 뒤 닭을 건져 살을 바른다. 뼈는 다시 넣고 20분 더 끓인다. ④살은 한입 크기로 굵게 찢어서 소금으로 밑간한다. ⑤죽순을 건져 5㎝ 길이로 잘라 도톰하게 썰고 덜어낸 육수에 소금 1작은술을 녹여 밑간한다. ⑥고운 체로 육수를 걸러 7~8컵 냄비에 붓고, 끓으면 생찻잎을 살짝 데쳐내고, 불린 찹쌀을 넣어 나무주걱으로 저어가며 끓인다. ⑦15~20분 후, 찹쌀이 익을 무렵 닭살과 죽순, 우린 찻잎과 소금을 넣고 5분가량 끓여 잘 어우러지면 간을 본 후 그릇에 담고 데친 생찻잎을 곁들여 낸다.
#찻잎 밀전병: 김필화 경희사이버대 외식조리경영학과 교수
▶재료: 소고기 150g, 마른 표고 2개, 숙주 100g. (고기양념) 간장 1큰술, 참기름 1 작은술, 깨소금 2작은술, 찻잎 5g(소금 밑간), 잣가루 3작은술, 매실엑기스 1큰술, 진간장 1작은술, 물 2큰술, 후추·소금 약간, 지단용 계란 1개. (밀전병) 밀가루·물 각 1컵, 참기름 1큰술, 소금 1작은술
▶조리법: ①표고는 불려 물기를 꼭 짜고 밑동 떼어내 소고기와 곱게 채 쳐 양념한다. ②숙주는 거두절미하여 살짝 데친다. ③찻잎은 불려 물기 짜고 소금으로 밑간한다. ④계란은 지단 부쳐 곱게 채 썬다. ⑤채 친 표고와 소고기는 물기 없이 볶는다. ⑥잣가루·매실엑기스·진간장·물·소금을 섞어 볶은 소고기와 찻잎을 넣고 버무린다. ⑦밀가루·물·소금을 함께 섞어 멍울 없게 반죽해 고운 체에 내린 다음 참기름을 넣고 잘 섞는다. ⑧팬에 기름을 두르고 살짝 닦아낸 뒤 밀전병을 부친다. ⑨밀전병에 ⑤의 소를 넣고 지단을 올려 말아준다.
#찻잎 팽우육법(소순대): 육경희 ‘순대실록’·‘히스토리푸드’ 대표
▶재료: 한우 대창 1000g, 소 선지 400g, 삶은 사태 400g, 진간장 13g, 우리밀 밀가루 80g, 다진 대파 20g, 다진 마늘 10g, 다진 생강 3g, 후추·천초 가루 각 1g, 우린 찻잎 2g, 차 우린 물 20g. (사태 삶기) 한우 사태 800g, 새우젓 35g, 간장 70g, 통후추 5g, 물 5L.
▶조리법: ①대창은 기름을 3분의 1만 남기고 제거하고 밀가루로 앞뒤를 깨끗이 닦아 25㎝ 길이로 자른다. ②소고기는 손바닥 크기(300~400g)로 잘라 간장·새우젓·후추로 간을 해 끓는 물에 2시간 삶는다. ③고기를 식혀 1.5x1.5x1.5㎝ 크기로 썰어 양념·밀가루와 섞고, 선지를 갈아 함께 버무린다. ④대창 한쪽 끝을 무명실로 묶고 선지·고기 비율을 알맞게 섞어 속을 채운 후 대창 속 공기를 빼고 남은 한쪽도 묶는다. ⑤표면을 흐르는 물에 씻어 90℃ 물에 넣고 약한 불로 23분 삶는다. ⑥불을 끄고 뚜껑을 열지 말고 10분간 뜸 들인다. ⑦건진 순대는 넓은 채반에서 식히고 서늘한 그늘에서 하루쯤 겉을 말린다. ⑧먹을 때는 찌거나 중탕해 따뜻하게 데운다.
#찻잎 바지락살 조림장·어수리나물 숙채: 이보은 ‘쿡피아’ 대표 요리연구가
▶재료: 우린 찻잎 50g, 바지락살 300g, 청주 2큰술, 마늘 슬라이스 반 컵, 어수리나물 500g, 소금 약간. (된장조림장) 집된장 3큰술, 다진 양파 반 컵, 꿀 1큰술.
▶조리법: ①바지락살은 옅은 소금물에 헹궈 바로 건지고, 마늘은 얇게 편으로 썬다. ②어수리나물은 억센 줄기 떼어내고 물 끓여 소금 넣고 60~90초 데쳐 찬물에 헹궈 물기를 짠다. ③마늘 편과 우린 찻잎을 냄비에 볶다가 바지락살, 청주를 넣고 한데 볶는다. ④바지락살이 애벌 익으면 집된장에 꿀과 다진 양파를 섞어 넣고 바지락에서 나오는 즙으로 버무려 조린다. ⑤바지락살이 질겨지지 않도록 센 불에 얼른 조려 그릇에 담고 어수리나물 숙채를 곁들여 먹는다.
#찻잎 우엉 쇠고기말이 조림: 김선희 한식주점 ‘락희옥’ 대표
▶재료: 우린 찻잎 한 줌, 우엉 1뿌리(손질 후 100g), 식초 15㎖, 얇게 썬 쇠고기 우둔살 150g. (조림소스) 진간장 45㎖, 맛술·물 각 30㎖, 청주·설탕·꿀 각 15㎖, 참기름 5㎖, 후추 약간.
▶조리법: ①우엉 손질: 껍질 벗긴 우엉을 5cm 길이로 잘라 굵게 채 썬다. ②우엉 삶기: 우엉이 잠기게 물을 붓고 식초를 넣어 20분 삶아 찬물에 헹궈 물기를 제거한다. ③고기 말기: 5x15㎝ 크기로 얇게 포 뜬 우둔에 삶은 우엉을 올리고 찻잎을 일정 간격으로 얹은 다음 돌돌 말아 여민 부분을 구분할 수 있게 담는다. ④조리기: 프라이팬에 진간장·맛술·청주·물·설탕·후추를 넣고 끓이다가 고기 여밈 부분을 먼저 구워 풀어지지 않게 조려가며 국물이 거의 없어질 때까지 끓인 다음 꿀을 넣고 한 번 더 조린다. ⑤참기름을 넣고 굴린 다음 먹기 좋은 크기로 어슷하게 썰어 낸다.
#그린티 뵈르블랑과 비트 피클을 곁들인 볼락 스테이크: 이영라 ‘어반 딜라이트’ 5개 매장 총괄셰프
▷재료(4인분 기준): 볼락 2마리, 생·우린 찻잎 각 10g, 레몬 1개, 케이퍼 30g, 노랑 비트 1개(200g 정도), 피클 물 500g(물 100g, 식초 200g, 설탕 150g, 소금 50g), 정제버터 50g, 화이트와인 50g, 소금·후추·올리브오일 적당량
▶조리법: ①볼락 살은 스테이크용으로 필레 뜨고 물기를 닦은 후 껍질 쪽에 칼집을 내 우린 찻잎과 소금·후추·레몬즙·올리브유로 10분간 마리네이드한다. ②노랑비트는 가늘게 채 쳐 피클물에 넣고 중불에 10분간 끓인다. 비트가 부드럽게 익으면 체에 밭쳐 물기를 뺀다. ③(그린티 뵈르블랑) 생찻잎과 케이퍼를 함께 잘게 다진다. 달궈진 팬에 우린 찻잎과 케이퍼를 넣고 볶다가 화이트와인을 부어 알코올이 날아갈 때까지 끓인다. 화이트와인이 50%가량 졸여졌을 때 따뜻한 정제버터를 넣고 분리되지 않도록 잘 섞는다. ④달궈진 팬에 버터를 녹이고 볼락을 앞뒤로 노릇하게 굽는다. ⑤(플레이팅) 접시에 비트 피클을 놓고 그 위에 볼락 스테이크를 올린다. 그린티 뵈르블랑 소스를 생선 위에 뿌리고 생찻잎과 레몬 등으로 장식한다.
이택희 음식문화 이야기꾼 lee.tackhee@joins.com
전직 신문기자. 기자 시절 먹고 마시고 여행하기를 본업 다음으로 열심히 했다. 2018년 처음 무소속이 돼 자연으로 가는 자유인을 꿈꾸는 자칭 ‘자자처사(自自處士)’로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