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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노인 다단계 건강용품···'리치웨이' 홍보관 무더기 확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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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한 3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부평기적의도서관 인근에 마련한 선별진료소에서 한 보건당국 관계자가 검체 검사를 기다리는 시민들에게 손 소독제를 나눠주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지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한 3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부평기적의도서관 인근에 마련한 선별진료소에서 한 보건당국 관계자가 검체 검사를 기다리는 시민들에게 손 소독제를 나눠주고 있다. 연합뉴스

노인을 상대로 건강용품 등을 판매하는 서울시 관악구의 한 홍보관을 방문한 70~80대들이 무더기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기도와 서울, 인천 등에서만 9명의 확진자가 나오면서 방역 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4일 경기도 수원시와 안산시 등에 따르면 이날 수원시 권선구 세류2동에 사는 A씨(87)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지난달 26일부터 몸살 등 증상이 있었다고 한다. A씨는 보건 당국에 "지난달 25일 서울시 관악구 조원동에 있는 리치웨이 홍보관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 홍보관은 주로 노인을 대상으로 건강 강연을 진행하고 관련 건강용품 등을 전시·판매하는 곳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A씨가 고령이라 이동 경로를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며 "홍보관 방문 때 동행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산시에서도 이날 단원구 선부2동에 사는 B씨(57·여·중국 국적)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B씨도 리치웨이 홍보관 근무자다. 앞서 지난 2일 서울 관악구의 리치웨이 홍보관에서 일하는 C씨(72·서울 구로구 거주)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C씨는 지난 1일 이곳에서 근무하다 이상 증세를 보여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B씨는 C씨의 접촉자로 분류돼 3일부터 자가격리 중이었는데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안양시에서도 동안구 범계동에 사는 83세 여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여성도 지난 30일 리치웨이 홍보관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밀폐된 공간서 강연·노래

A씨와 B씨가 이날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이 홍보관과 관련한 경기지역 확진자는 모두 4명이 됐다. 전날에도 안산시 상록구에 사는 D씨(83)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그는 지난달 29일 이 홍보관을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안산시 관계자도 "해당 홍보관에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건강 강연을 하고 건강용품을 전시·판매했다고 한다"며 "B씨와 D씨가 동행이 있었는지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안산시가 보낸 안전 안내 문자. 화면 캡처

안산시가 보낸 안전 안내 문자. 화면 캡처

보건 당국은 노인 대상 건강용품 홍보관을 통해 추가 감염자가 나올 수 있다고 보고 긴장하고 있다. 어르신을 상대로 하는 홍보관의 경우 밀폐된 공간에서 강연하고 노래를 부르거나 물건을 홍보하기 때문에 감염 가능성이 있다. 고령자는 코로나19에 취약한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실제로 서울시에서도 용산구와 구로·강남구 등에도 관련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확진자 수가 계속 늘고 있다.

한편 홍보관이 있는 서울 관악구와 경기 안산시는 구청 홈페이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조원동의 리치웨이를 방문한 이들은 가까운 보건소를 방문해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라고 당부하고 나섰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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