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수출 쇼크에…4월 경상수지 9년만에 최대 적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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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가 적자로 전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수출이 크게 줄어든 여파다.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선이 하역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선이 하역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4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4월 경상수지는 31억2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12개월 만의 적자 전환이다. 적자 규모로는 2011년 1월 이후 9년 3개월 만에 최대치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에 따른 수출 부진으로 상품수지 흑자 폭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엔 흑자 폭이 56억1000만 달러였는데 올해 4월엔 47억9000만 달러나 줄어 8억2000만 달러에 그쳤다. 2012년 4월 이후 96개월 만에 최소치다.

수출과 수입 모두 전년 동기보다 감소했다. 수출은 석유제품·승용차·반도체 등 대부분의 품목이 감소하면서 작년 동기보다 24.8% 급감했다. 금액으로는 300억 달러대로 떨어져 최근 10년 중 가장 적었다. 교역량 감소로 수입 역시 2개월 연속 줄었다. 서비스수지도 적자 폭이 1억5000만 달러 늘었다. 이중 여행수지는 적자폭은 3억4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억 달러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입국자 수가 98.2% 줄었지만, 출국자 수는 더 큰 폭(98.6%)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경상수지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경상수지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본원소득수지는 22억9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본원소득수지는 내국인의 해외 투자, 외국인의 국내 투자에 따른 투자 소득(배당, 이자 등) 차이를 나타낸다. 통상 4월에 배당금을 지급하는 국내 상장기업의 특성 때문에 4월에 큰 폭의 적자를 내는 경우가 많다. 다만 올해 4월엔 1년 전에 비해 본원소득수지 적자 규모가 19억 달러가량 축소됐다. 이와 관련해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배당 집중에 따른 소득수지 적자 요인이 5월부터 사라지고, 상품수지는 흑자 폭을 늘려갈 것”이라며 “5월과 그 이후 경상수지 적자가 다시 발생할 위험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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