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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년·주호영 이번엔 막걸리 나눴지만…개원협상 타결 실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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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왼쪽)와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난달 28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 회동을 위해 청와대 상춘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왼쪽)와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난달 28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 회동을 위해 청와대 상춘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일 오후 만찬을 겸해 회동했지만, 원(院) 구성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헤어졌다. 막걸리를 곁들인 이날 회동에는 김영진 민주당, 김성원 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도 함께했다.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6시 서울 마포의 한 식당에서 만나 2시간 반가량 원 구성을 놓고 논의했지만, 입장차만 확인했다고 한다. 이날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한 민주당은 국회법에 따라 5일 본회의를 열고 국회 의장단부터 선출하자고 설득했다. 그러나 통합당은 제1 야당을 제외한 임시국회 소집에 반발하며 개원에 응할 수 없다고 맞섰다고 한다.

협상의 핵심 쟁점인 법제사법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둘러싸고는 양당이 서로 자당(自黨) 몫이라고 주장하면서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다. 법제사법위는 각 상임위에서 넘어온 법률안이 전체 법 체계와 어긋나지 않는지, 자구에 문제가 없는지를 심사한다. 20대 국회에서 위원장은 야당이 맡았다. 민주당은 상임위에서 넘어온 법률안의 체계·자구 심사권을 없애고 법사위 고유 법률만 심사하자고 주장한다. 위원장도 내놓으라고 주장한다.

통합당은 법사위의 기능을 그대로 둔 채 자신이 위원장을 맡고, 양당 의석수(민주당 177석, 통합당 103석) 비율에 따라 상임위원장 배분하기로 약속하면 5일 개원에 협조하겠다고 맞섰다. 하지만 민주당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여야 원내대표 간 만찬 회동은 지난달 29일 ‘소주 회동’에 이어 두 번째다. 그때도 협상은 결론 없이 끝났다. 이번 회동은 3일 오전 예정된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상견례를 앞두고 서로를 떠보는 탐색전 같았다. 2일 이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잘못된 관행의 탈피”를, 김 위원장은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과 만난 자리에서 “거대 여당의 포용적 자세”를 주문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여야 모두 겉으로는 강경해도 국민이 위임한 의석수를 무시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며 “국회법 준수와 관련해서는 김종인 위원장의 합리적 판단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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