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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한 11월 전염병 ´비상´

중앙일보

입력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홍역이 번지는 등 전염병이 퍼지고 있다.

´전염병´ 하면 무더운 여름철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는 이질과 장티푸스 등 세균에 의한 수인성 전염병일뿐 홍역 등 바이러스에 의한 전염병은 겨울로 넘어가는 11월에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

11월 유행하고 있는 전염병은 무엇이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질환별로 살펴본다.

◇ 쓰쓰가무시병〓쥐에 기생하는 진드기에 물려 생기는 질환. 1~2주의 잠복기를 지나면 심한 오한과 고열, 두통과 온몸을 두들겨 맞은듯한 근육통이 생긴다.

독감과 유사하지만 증상이 나타난 뒤 5~8일에 등과 배의 피부에 붉은 발진이 생기며 특히 진드기가 문 부위엔 피부궤양이 생기는 것으로 알 수 있다. 덤불숲이나 잡초가 많은 곳을 피해야 한다. 98년 이후 매년 1천여명 이상의 환자가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고려대구로병원 내과 김우주 교수는 "야외에 나가거나 밭에서 일할 땐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긴 옷을 입고 귀가후 옷을 잘 털고 목욕을 하는 것이 좋다" 고 설명했다.

◇ 마이코플라즈마 폐렴〓비세균성 병원체인 마이코플라즈마에 의해 발생하는 폐렴. 최근 상계백병원 등 아파트 밀집지대의 병원을 중심으로 수십명의 환자가 매일 소아과 외래를 찾고 있을 정도로 극성을 부리고 있다.

초등학교 어린이들에게 2주 이상 기침과 고열이 계속된다면 단순한 감기가 아니라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일 가능성이 높다. 빈혈이나 뇌막염, 피부발진 등의 증상도 동반된다.

상계백병원 소아과 김창근 교수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을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폐의 손상을 초래해 천식이나 기관지염 등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고 말했다.

◇ 로타바이러스 설사〓로타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며 6개월~2세 사이 아기에게 구토와 설사증세를 일으킨다.

증상이 콜레라와 비슷해 학부모들사이엔 가성(假性) 콜레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해마다 11월 설사로 소아과 외래를 찾는 아기들의 대부분이 로타바이러스 때문이다.

증상은 설사와 함께 구토가 6~12시간 지속되는 것. 변의 빛깔은 엷은 노란색 또는 녹색인 경우가 많고 때론 백색변을 보기도 한다.

쌀뜨물 같은 대변을 보는 것이 특징. 대개 5일 정도 설사가 지속된다.

강동성심병원 소아과 이혜란 교수는 "구토가 심할 땐 아무것도 먹이지 않고 보리차와 전해질 음료를 소량씩 자주 먹이는 것이 좋다" 고 말했다.

그러나 소변량이 줄고 입이 마르며 기운이 없어지면 탈수가 심하다는 증거이므로 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 홍역〓공기를 통해 호흡기로 전염되는 바이러스 질환. 전국적으로 5천여명이 발생했다.

홍역예방주사는 생후 12~15개월에 접종하는 것이 원칙이나 90년대 들어 홍역이 산발적으로 계속 발생하자 97년부터 4~6세에 추가접종하도록 개정됐다.

그러나 학부모들 사이에 홍보가 덜 돼 추가접종을 받지 않는 비율이 40%에 이른다는 것이 복지부의 추산. 게다가 97년 이전 태어나 1회밖에 예방접종을 받지 않아 면역력이 떨어진 어린이들이 초등학교에 진학해 지금과 같은 홍역의 유행을 빚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홍역이 전국적인 유행을 보일 땐 접종연령이 아니더라도 예방주사를 맞는 것이 안전하다.

영동세브란스병원 소아과 손영모 교수는 "접종대상연령이 아닌 6~12개월 사이 아기는 물론 유행연령인 초등학생들도 홍역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고 말했다.

고열과 함께 기침과 콧물이 나며 피부에 빨간 발진이 나는 등 홍역이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면 학교에 보내지 말아야 한다.

홍혜걸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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