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박5일 보좌진 줄세워 1호법안 찜…박광온 "세세하게 몰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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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호 법안 '사회적 가치법'을 접수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지난 1일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호 법안 '사회적 가치법'을 접수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들어서고 있다. 뉴스1

4박 5일간 보좌진을 줄 세워 1호 법안을 접수했다는 비판을 받은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세세하게 몰랐다”고 해명했다.

박 의원은 2일 오전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보좌진들에게 고맙고, 미안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24시간 줄을 선 것은 아니었으며 4박 5일 먼저 가서 ‘찜’을 했다는 의미가 강하다”고 말했다.

이날 박 의원은 “사실 이런 방식으로 진행되는 줄 몰랐다”면서 "인터넷 접수도 가능하지 않나 생각했는데 이런 방법을 통해 이뤄지는 것은 세세하게 몰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터넷 접수를 하려고 했더니, 법안을 발의할 때 최소 국회의원 10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데 10명이 동시에 접속해 동의하는 사인을 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이라며 "그래서 제일 먼저 위치를 선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비판에 대한 진행자의 질문에 박 의원은 “진 전 교수님이 선의를 가지고 저한테 지적한 부분에 대해서 수용하겠다"고 답했다.

진 전 교수는 지난 1일 페이스북에 "한탕, 재탕, 3탕 법안으로 고작 저 사진 하나 찍으려고 보좌진들에게 4박 5일 교대로 밤을 새우게 하는 것이 한국의 노동 현실이다.”라면서 “아마 저게 왜 문제가 되는지도 모를 거다. 저런 걸 늘 당연하게 생각해 왔으니”라며 박 의원을 비판한 바 있다.

실제로 박 의원실 보좌진은 지난 28일부터 의안접수센터 앞에서 대기했다. 21대 국회 업무가 시작되는 날 가장 먼저 법안을 제출하기 위해서였다. 박 의원은 1일 오전 9시 국회 본청 의안과에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에 관한 기본법안’(사회적 가치법)을 제출해 의안번호 ‘2100001’을 받으며 21대 국회 1호 법안으로 등록했다.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의원은 “(보좌진이 의안과 앞에서 대기한다는) 기사가 나오고 나서야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보좌진이 (사회적 가치법을) 1호 법안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20대 국회에서 중요한 법안으로 지정했는데 진전이 없었다”면서 “중요하게 다뤄야 하는 법안이라는 걸 다 알기 때문에 그 법안을 통해 공감대를 확산하는 계기로 삼고 싶다는 생각을 (보좌진이) 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수고로움을 끼치는 것까진 몰랐다”면서 “나중에 기사를 보니까 철야한다 해서 힘든 거 아니냐 했더니 조를 짜서 철야하지는 않은 거로 알고 있다”고 했다. 박 의원은 “그만큼 노력했다는 뜻일 거다”라면서도 “갑질 등 삐뚤어진 시각으로 보려고 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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