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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줄었는데 경쟁국 더 줄어···한국 수출 한칸 올라 6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 수출시장이 얼어붙었다. 세계 10대 수출국 모두 올해 3월 수출이 줄었다.

WTO 집계, 프랑스 18% 급감

31일 세계무역기구(WTO) 집계에 따르면 세계 10대 수출국의 올해 3월 수출 총액은 7684억7600만 달러(약 951조원)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8.5% 감소했다. 코로나19가 1~2월을 기점으로 전 세계에 크게 번졌다. 공장 가동 중단, 물류망 붕괴, 이동 제한 조치 등이 각국에서 이뤄졌고 3월 수출 시장 타격이 본격화했다.

지난 2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 2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의 모습. 연합뉴스

세계 1위 수출국인 중국의 3월 수출액은 1851억4600만 달러로 1년 전 1982억3200만 달러와 견줘 6.6% 줄었다. 2위 미국도 같은 기간 1482억6700만 달러에서 1345억800만 달러로 9.3% 수출이 감소했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건 유럽 수출국이다. 유럽 지역 내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공장 가동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3월 수출액은 423억94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7.9% 급감했다. 10대 수출국 중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이 때문에 프랑스 수출 순위는 지난해 3월 6위에서 올 3월 8위로 두 계단 밀렸다. 이탈리아도 코로나19로 수많은 환자와 사망자를 냈다. 수출 시장도 고스란히 영향을 받았다. 3월 이탈리아 수출액은 397억5700만 달러로 1년 전과 비교해 15.3% 감소했다. 이 기간 수출 순위도 8위에서 9위로 1단계 하락했다.

한국 수출 순위는 올 3월 6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3월과 견줘 한 계단 상승했다. 한국이 수출을 잘해서가 아니라 유럽(프랑스) 수출 시장이 얼어붙은 데 따른, ‘반갑지 않은’ 순위 상승이다. 한국의 3월 수출액은 지난해 470억300만 달러에서 올해 463억5300만 달러로 1.4% 줄었다. 10대 수출국 가운데 감소 폭이 가장 작았다.

한국을 포함해 중국(-6.6%), 홍콩(-4.7%) 등 아시아 국가는 상대적으로 수출시장 충격이 덜했다. 코로나19 확산이 북미·유럽보단 심하지 않아서다. 하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4월 들어 코로나19발(發) 수출 경기 한파가 더 심해졌다. WTO 통계를 보면 4월 한국 수출액은 -25.1%로 크게 꺾였다.

다른 주요 수출국과의 비교는 아직 어렵다. 비교 대상 77개국 가운데 4월 수출 통계가 나온 건 한국을 포함해 9개국뿐이라서다. 이들 9개국의 4월 수출 감소율은 전년 동월 대비 27.8%에 이른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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