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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데시비르, 세계 첫 코로나 표준치료제 인정…“회복기간 4일 단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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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에볼라 치료제인 렘데시비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표준치료제로 인정받았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이 주도한 국제 임상시험에서 치료 효과가 입증되면서다. 이 임상시험엔 세계 10개국, 73개 의료기관이 참여했다. 한국에선 서울대병원이 참여했다. 서울대병원 측은 25일 렘데시비르 임상시험 결과를 공개했다.

미국 NIH 주도 10개국서 임상 #질본 “국내에도 긴급수입 추진”

임상시험은 코로나19 폐렴 환자 1063명(한국 21명)을 대상으로 했다. 렘데시비르와 위약(가짜약)을 10일간 투여해 비교했다. 위약 환자군은 15일, 렘데시비르 치료군은 11일 만에 회복(완치)됐다. 환자군별 회복 시기의 정중앙값 기준으로 4일 단축됐다. 환자 개개인을 따지면 치료기간이 31% 단축됐다고 한다.

임상시험에는 ‘산소치료 필요 이상’의 중증 환자(5~7단계)가 참여했고, 렘데시비르 치료를 받고 ‘곧 퇴원하거나 산소치료가 필요 없는’ 경증 상태(1~3단계)로 완화되면 회복한 것으로 정의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1일 중증 환자(산소포화도 94% 이하, 산소치료 필요)를 위한 렘데시비르 긴급 사용을 허가했다.

또 렘데스비르 투약 후 14일째 사망률이 11.9%에서 7.1%로 줄었다고 한다. 한국 연구책임자인 오명돈(감염내과) 서울대병원 교수는 “치료제를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가 사망률 감소인데, 이번에 의미 있는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이번 임상연구에서 렘데시비르가 최초의 코로나19 치료제로 인정받게 됐다. 이제 치료제 임상시험에서 위약을 쓰는 것은 윤리적으로 허용할 수 없게 돼 앞으로 개발되는 코로나19 치료제는 렘데시비르보다 월등하거나 최소한 열등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의 표준치료제가 됐다는 의미다.

렘데시비르 국내 사용과 관련해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국내에서도 긴급 사용을 추진할 것인지 중앙임상위원회에 의견을 구한 상태”라며 “식약처에 긴급 도입 요청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약처도 이날 브리핑에서 “유효성이 인정된다면 관계부처가 식약처에 특례수입을 신청해 승인하는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성식 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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