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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옹호하는 상황 힘들었다"…'불출마' 표창원 뒤늦은 고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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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창원 민주당 의원이 1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표창원 민주당 의원이 1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4월 총선을 앞두고 불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외부인사 영입 1호(2016년) 표창원 의원이 뒤늦게 언론 인터뷰를 통해 불출마 선언을 한 배경에 대해 털어놨다. 그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계기로 여의도를 떠나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경향신문의 22일자 보도에서 표 의원은 조 전 장관 사태 때 민주당의 '제 식구 감싸기' 행태를 비판했다. 그는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묻는 기자의 말에 "정치는 계속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도 "그러나 조국 사태 이후 생각이 달라졌다"는 대답을 내놨다.

표 의원은 이어서 "수사나 사법적 판단을 통해 진실이 규명돼야겠지만, 나는 박근혜 정부 당시 조그만 의혹이 있어도 강하게 이를 비판했기 때문에 비리 의혹을 받는 정부 인사를 옹호하는 상황이 힘들었다"고 부연했다.

조 전 장관 사태에 대해 표 의원도 처음에는 검찰의 부당한 공격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검찰이 조 전 장관을 압수수색할 때까지는 ‘조국의 상징적 의미 때문에 공격한다’고 생각했는데, 그 이후 밝혀진 것들을 보니 조 전 장관이 솔직히 말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표 의원은 "당 의원들에게는 솔직한 얘길 해줬어야 하는 게 아닌가"라며 "어떤 상황에도 조 전 장관을 지지하고, 논리와 말빨로 지켜주는 도구가 된 느낌이 드니 ‘내 역할은 여기까지’란 생각이 들었다"고 불출마 선언의 배경을 설명했다.

표 의원은 조 전 장관 사태의 진실이 드러나면 민주당이 미뤄온 숙제를 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국 사태 이후 민주당은 숙제를 미뤄왔다"며 "당에서는 결과적으로 대승을 거뒀으니 뭐하러 건드리나, 그냥 넘어가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표 의원은 과거 조 전 장관 사태에 대한 민주당의 반응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쟁 논리 배제와 객관성, 중립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야 하고 ▲당론과 달라도 의원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분위기가 정착돼야 하며 ▲의견을 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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