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비 우주선에 실린 극비 무기의 정체는 뭘까?
미국 공군이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공군 기지에서 쏘아 올린 무인 우주왕복선 X-37B의 탑재물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보잉이 만든 X-37는 궤도 시험선(OTV)이라고 부른다. 지금까지 모두 다섯 번 발사됐고, 한 번 우주로 나가면 수개월의 임무를 마친 뒤 지구로 귀환한다.
정확한 임무는 1급 비밀에 부쳐졌다. 그러나 X-37의 임무 중 하나가 2018년 4월 남태평양으로 추락했던 중국의 우주 정거장 톈궁(天宮) 1호를 감시였다는 관측이 있다. 미국이 X-37을 군사ㆍ정찰용으로 활용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런데 미 해군 연구소(NRL)는 18일 X-37B에 이 연구소가 만든 태양광 발전 전파 안테나 모듈(PRAM)을 탑재했다고 공개했다. 가로ㆍ세로 30㎝에, 두께 5㎝의 이 모듈은 태양광 집전판에서 생산한 에너지를 극초단파 광선으로 바꾼다. 미 해군 연구팀은 PRAM이 우주 공간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극초단파 광선을 만들 수 있는지 측정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미국의 군사 전문 온라인 매체인 워존은 PRAM이 군사용 우주 무기의 첫 단추라고 분석했다. 극초단파 광선을 한 곳에 집중할 경우 회로나 기판을 태울 수 있다. 미군은 극초단파 광선으로 적 미사일이나 드론을 격추하거나, 적의 컴퓨터를 망가뜨리는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
워존은 지난해 미국 국방정보국(DIA) 보고서에 주목했다. 이 보고서엔 미국 위성을 공격하는 적의 킬러 위성에 맞서는 무기를 소개했는데 이 중 하나가 고출력 극초단파 광선 무기다.
워존은 X-37B와 같이 우주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비행체에 고출력 극초단파 광선 무기를 달 경우 유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적의 킬러 위성을 직접 파괴하면 미국 위성에 위협적인 잔해를 많이 남길 수 있다. 그러나 고출력 극초단파 광선 무기는 킬러 위성은 놔두고 내부 컴퓨터만을 무력화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우주군(Space Force)을 창설했고, 지난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주군 깃발과 로고를 선보였다. ‘스타워즈’가 이제 SF에서나 나오는 얘기가 아닌 세상이 됐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