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2분기 실적이 최악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3분기에는 세계 자동차 시장이 살아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긍정적인 시그널이 하나 둘 씩 나오고 있다. 지난 18일 백신 개발 가능성이 대두되며 미국과 유럽 증시가 크게 올랐다. 3분기엔 일상생활 복귀 및 자동차 수요회복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읽히며 자동차 주식도 폭등했다.
18일 뉴욕증시에서 GM은 전날 대비 9.58%, 포드도 8.15% 올랐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에서 폴크스바겐도 8.28% 상승했다. 국가 간 이동금지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항공∙여행∙자동차 산업 등의 낙폭이 컸던 만큼, 3분기 경기가 살아나면 회복 효과도 다른 산업을 능가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에서도 현대∙기아차의 회복세는 가장 빠른 축에 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19일 보고서에서 “현대∙기아차는 신차 사이클 중간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3분기 ‘V자 회복’ 가시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공장 가동률 등의 회복이 가장 빠를 업체”라고 분석했다.
현대∙기아차는 올초 해외시장에서 신차 출시가 이뤄지는 시점에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됐다. 따라서 이미 신차가 줄줄이 나와 있기 때문에 3분기에 수요회복이 이뤄지면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얘기다. 내수 시장 강세로 현대∙기아차의 공장 가동률은 글로벌 업체 중 가장 앞서 있기도 하다.
또 지난달 주요 국가별 자동차 수요 증감률(전년 대비)을 보면 공장 가동중단, 격리 조치 등으로 인도의 경우 무려 100% 감소해 사실상 판매 대수가 0대를 기록했다. 역시 신흥시장인 러시아도 72% 감소, 브라질도 77%나 줄었다.
그런데 현대차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가운데 중국을 제외한 신흥시장 판매 비중이 34.5%로 가장 높다. 임 연구원은 “감소 폭이 큰 시장이 백신 개발 등으로 사태가 호전되면 회복하는 속도가 가파를텐데 현대차의 경우 해당 시장 비중이 높다는 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도 지난해 7월부터 인도 현지공장에서 셀토스를, 올해 2월부터 카니발을 생산하면서 단숨에 인도 내 자동차 브랜드 3위에 오를 정도로 성장세가 가팔랐다. 1위는 마루티스즈키, 2위는 현대차다. 기아차는 지난해 4만5226대, 올해 3월까지 3만9677대 등 인도 시장에서 지금까지 총 8만4903대를 팔았다. 따라서 인구 13억의 인도 시장이 정상화하면 기아차의 회복세가 남다를 전망이다.
19일 현대차 주가는 전날 대비 7.83% 오른 9만9100원, 기아차는 8.01% 오른 3만1700원에 장을 마쳤다. 부품 관계사인 현대위아와 물류 관계사인 현대글로비스도 각각 14.60%와 11.17% 급등했다.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