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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돌 논란’ 프로연맹, “피규어 제작사라 해서 FC서울에 소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FC서울이 관중석서 리얼돌로 보이는 마네킨을 배치해 논란을 일으켰다. 연합뉴스

FC서울이 관중석서 리얼돌로 보이는 마네킨을 배치해 논란을 일으켰다. 연합뉴스

FC서울 ‘리얼돌 논란’에 해당 업체의 문의를 받고 구단과 연결해 준 프로축구연맹도 난처함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9일 프로축구연맹 조연상 사무국장은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 자리에서 지난 17일 FC서울의 홈구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나온 ‘리얼돌 논란’에 대한 연맹 입장을 밝혔다.

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으로 K리그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빈 관중석을 마네킹으로 채운다는 복안을 세운 서울 구단은 이를 위해 A사에서 제공한 약 30개의 마네킹을 관중석에 배치했다.

하지만 이것이 ‘리얼돌’ 논란에 휩싸였고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구단은 전반전이 끝난 뒤 곧바로 마네킹을 철수했지만 경기 후 외신들까지 이 문제를 조명하는 ‘국제적 망신’에 이르렀다.

FC서울에 마네킹을 제공하기로 했던 A업체는 관중석에 설치하는 과정에서 수량이 부족해지자 또 다른 B업체에서 10개가량의 마네킹을 추가로 받았다. 그 10개의 추가 마네킹 중 2개가 문제 시 됐다.

FC서울 측은 경기 후 곧바로 회견까지 열어 머리를 숙였고 공식 SNS을 통해서도 사과했다.

이 과정에서 프로연맹도 당황스러운 입장에 처했다. 해당 업체가 처음으로 문의한 곳이 프로연맹이었기 때문이다.

연맹 측은 마네킹 제조업체가 아닌 피규어 제작 업체로 들었다는 입장이다.

조연상 연맹 사무국장은 “지난 5월 4일 자신을 피규어 만드는 곳의 대표라고 소개한 이가 연맹으로 찾아와 무관중 경기 때 피규어를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연맹에는 이처럼 각종 사업을 제안하러 오는 업체들이 많다”고 말했다.

조 국장은 “그런 업무는 연맹이 하는 것이 아니라 구단이 하는 것이라 말해줬다”며 “업체 쪽에서 FC서울과 연락을 취했으면 싶다고 해서 구단 측에 상황을 설명한 뒤 소개해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후 구단과 업체 사이의 업무 진행과정은 우리로서는 알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별한 샘플을 가져온 것도 없었고 브로셔도 없었다”며 “선수 피규어 등을 세우는 것인가 상상은 해봤으나 (우리와 진행하는 사업이 아니기에) 그냥 소개만 해줬다”고 덧붙였다.

문제를 일으킨 리얼돌이 경기장에 배치됐을 때 미리 검수하지 못한 것과 관련해 연맹은 “경기감독관도 멀리서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며 “‘박주영 파이팅’ 등 응원 문구는 파악해도 마네킹에 문제가 있던 것은 파악하기가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K리그 이미지 실추 등 FC서울에 대한 징계와 관련해 연맹 측은 “상벌위원회 개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며 “적용될 규정이 있는지, 규정 내에서 포섭할 상황이 되는지 법리적 해석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규정에 어긋난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상벌위원회가 열릴 것”이라며 “상벌위에서 연맹 측의 과실을 짚는다면 우리로서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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