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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율 “정의연, 회계장부 내라했더니 원숭이·펭수 그려낸 꼴”

중앙일보

입력

김경율 전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이 3월 중앙일보 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김경율 전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이 3월 중앙일보 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을 지낸 김경율 회계사(경제민주주의21 대표)는 18일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을 둘러싼 각종 논란과 관련해 “이제는 당사자의 사죄도 의미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날 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미 골든타임이 지났다. 건강한 시민사회라면 진작에 윤 당선인의 통장부터 까보라고 해야 했다”면서다.

김 회계사가 보는 윤 당선인과 정의연 관련 의혹은 크게 세 갈래다. ①차명계좌(윤미향 개인계좌로 후원금 모금) ②부실 회계장부 ③안성 위안부 쉼터 논란 등이다. 그는 먼저 윤 당선인 개인계좌를 거론하며 “그게 차명계좌지 뭐가 차명계좌냐. 법인계좌도 있었는데…”라고 지적했다.

앞서 윤 당선인은 지난해 고(故) 김복동 할머니 장례식 당시 조의금을 받을 때 개인계좌를 이용한 것과 관련 “보통 장례를 진행하는 상주가 통장을 만들어서 집행하는 관례가 있다”고 했다.

‘상주’ 자격이라는 해명인데
세법에선 ‘계속ㆍ반복성’이란 걸 따진다. 누가 돌아가셨을 때 일회성 조의금을 받는 건 국세청에서도 융통성을 두지만 어디까지나 ‘계속ㆍ반복성’이 없을 때 얘기다.  
결국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반복적으로 차명 모금을 했다는 건가
정의연은 위안부 할머니 지원이 목적사업인 단체다. 목적사업이란 게 계속적, 반복적인 것 아닌가. 당연히 할머니의 죽음, 해외여행 등을 목적으로 개인계좌 모금을 해선 안 된다.

김 회계사가 가장 목소리를 높인 건 자신의 전문분야인 ‘부실 회계장부’와 관련한 대목에서였다. 그는 한숨을 쉬며 “볼만 할 것 같다. 가관일 것”이라고 했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속칭 숫자의 와꾸(틀)가 안 맞는 것이다. 2018년~2019년 월별 지출 총계 등을 보면 숫자가 안 맞는다. 시험지로 치면 30점이다 60점이다 채점을 못 하는 상태다. 답안지를 내놓으라 했더니 원숭이나 펭수가 그려져 있는 상황이다. 회계사들은 그럴 경우 가장 최악의 반응인 ‘의견거절’을 낸다.
지출내역을 지나치게 뭉뚱그려 기재한 부분도 지적받고 있다
그렇게 기재하면 언론에서도 써진 대로 읽고 문제를 제기하는 게 당연하다. 다만 나로서는 그 부분에 대한 판단은 유보하겠다. 조금 더 지켜보겠다.

김 회계사는 최근 논란이 커지고 있는 안성 위안부 쉼터 매입 과정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정의연이 정대협 시절인 2012년 1월 명성교회로부터 사용권을 기부받은 서울 마포구 연남동 소재 쉼터가 이미 있었던 점을 거론하며 “이미 쉼터가 있으니 엉뚱한 곳(안성)으로 가려고 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명성교회에는 안성 쉼터를, (10억원을 기부한) 현대중공업에는 연남동 쉼터를 숨겨야 하는 상황 아니었겠느냐”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그는 “안타깝지만, 이제는 강제 수사로 의혹을 매듭지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의혹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말싸움 할 시기가 지났다”며 “정의연이 자체 감사를 한다고 한들 누가 믿어주겠냐”고 말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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