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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재폐업 강행… 환자들 고통속 헤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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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계가 11일 또다시 전면 재폐업을 강행했다.

    전공의.전임의 파업에 이어 의과대학 교수들이 이날부터 외래진료를 거부하는 바람에 대형 병원들은 일부 예약환자만 진료했고 동네의원들은 의협의 폐업 방침에 따라 속속 문을 닫았다.

    이 때문에 환자들은 문을 연 병원을 찾아 헤맸고 병원 응급실과 국.공립병원, 보건소 등으로 몰려 북새통을 이루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시민단체와 환자들은 "정부가 의보 수가(酬價) 대폭 인상.전공의 처우개선 등의 대책을 내놨음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이 진료현장을 떠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이라며 분노했다. 시민들은 이번 주말을 답답하고 불안하게 보내게 됐다.

    ◇ 폐업 현황〓서울대병원은 이날 내과.산부인과.신경외과 등 5개 과의 외래진료를 중단했다. 나머지 10여개 과는 예약을 취소하지 못한 환자들만 진료했다.

    이 병원 응급실에는 환자가 1백여명에 육박해 북새통을 이뤘다.

    서울 신촌세브란스 병원도 예약을 취소하지 못한 환자만 진료하는 바람에 평소 5천여명이던 외래환자가 절반 이하로 줄었다.

    삼성서울병원과 한양대 의대 교수들도 이날 외래진료를 전면 중단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전국 1만9천5백여곳의 동네의원 중 59.8%인 1만1천6백여곳이 폐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28.6%이던 10일보다 두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전공의는 84.8%인 1만3천1백여명이, 전임의는 72.7%인 1천1백58명이 파업했다. 전국 35개 의대생들도 자퇴하기로 결의했다.

    이 여파로 서울시내 보건소에는 평소보다 외래환자가 20~30% 늘었다.

    국립의료원 응급실에는 평소보다 두배의 환자가 몰렸고 문을 연 병원을 찾는 응급의료정보센터(국번없이 1339) 에는 평소보다 20배 이상의 전화가 빗발쳤다.

    또 이날 문을 연 상당수 중소병원에도 환자들이 몰렸다. 이날 외래진료를 일부 했거나 정상적으로 한 대형 병원들이 14일부터 외래진료를 전면 중단할 계획이라 다음주에는 더욱 심각한 의료공백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 정부.의료계 움직임〓보건복지부는 이날 의료계와 물밑 접촉을 시도했지만 의료계의 창구가 일원화하지 않아 대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최인기(崔仁基) 행정자치부장관은 이날 오전 전국 시.도 행정부시장.부지사와 전화회의를 열고 의료계 폐업에 대처해 지방단위로 24시간 비상진료체계를 확립하도록 지시했다.

    崔장관은 폐업 병.의원별 공무원 담당제를 실시해 진료를 개시할 때까지 업무개시 명령과 함께 무기한 방문 설득하고, 위급환자는 군병원.한의원으로 긴급 이송하는 체계를 갖추도록 했다.

    이런 가운데 의료계 내부에서도 대화를 주장하는 세력이 조금씩 힘을 얻고 있고 각 직역단체들이 참여하는 비상대책위를 만들려는 움직임이 있어 조만간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

    의사협회는 이와 별도로 12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에서 전국의사대회를 열고 구속자 석방과 약사법 재개정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신성식.우상균.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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