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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손 소독제·마스크 쓰다 생긴 습진, 약·보습제 챙겨 가려움증 씻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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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코로나19 탓 환자 증가
손 소독제 사용이 잦아지고 마스크 착용 기간이 길어지면서 ‘습진’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습진은 가려운 피부를 긁어 붉어지거나 각질·진물 등이 생기는 피부 질환을 말한다. 피부를 긁으면 수분을 포함하고 있는 표피층이 드러나면서 작은 물집 형태로 보이는데 이 때문에 ‘습한 발진’이란 뜻의 습진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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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독제와 마스크 착용으로 생긴 습진은 자극성 피부염이다. 피부염은 습진의 또 다른 이름이다. 건국대병원 피부과 안규중 교수는 “최근 손 소독제와 마스크 사용에 따른 자극성 피부염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모든 사람에게 발생하는 건 아니지만 원인이 되는 접촉 물질에 감수성이 높고 피지 분비가 감소하는 중년 환자가 주로 병원을 찾는다”고 말했다. 손 소독제의 주성분은 알코올이다. 알코올은 피부를 건조하게 하고 자극한다. 또 마스크의 원료인 부직포·접착제가 피부를 자극하면 습진이 생기거나 악화할 수 있다.

소독제 쓴 손은 다시 물로 씻고 #물로 씻자마자 보습크림 바르고 #피부과 처방약은 2주 이상 먹고

 코로나19 때문에 실내 생활로 집안일을 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손 습진을 호소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흔히 알려진 손 습진(주부습진)도 자극성 피부염에 속한다. 손 습진은 물에 많이 접촉하면서 생기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지만은 않다. 마늘·고추장·생선 같은 식재료와 주방·세탁 세제 같은 물질에 피부가 계속 노출됐을 때 자극을 받아 발생한다. 안 교수는 “세제는 물과 때를 분리하는 기능을 하는데 피부에도 얇은 기름 막이 형성돼 있다”며 “세제가 반복적으로 피부에 닿으면 기름 막이 손상되면서 습진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때 손에 물이 많이 닿으면 습진이 악화한다. 안 교수는 “물이 마르고 나면 이전보다 더 건조해지는 경향이 있어 가려움증을 더 느낀다”며 “강한 세제나 음식물, 물과의 잦은 접촉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손 습진의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알레르기성·아토피피부염도 습진

습진은 단순히 하나의 질환을 지칭하는 단어는 아니다. 자극성 피부염 외에도 다양한 세부 질환이 있다. 면역 작용의 결과로 나타나는 알레르기성 피부염, 아토피피부염도 습진에 속한다. 습진은 손·얼굴뿐 아니라 다양한 부위에 생긴다. 특히 피부가 약하면서 접히는 부위인 팔꿈치 안쪽,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에 잘 발생한다. 막연한 불안감 같은 심리적인 것도 가려움증의 원인이다. 안 교수는 “보통의 경우 가려움증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자극인데도 심리적인 원인이 더해지면 가려움증을 느낀다”며 “이런 특징이 두드러진 대표적인 습진이 아토피피부염”이라고 말했다.

 습진의 원인은 다양해도 대처법에는 공통점이 있다. 가려움증 때문에 습진이 나타나는 것이므로 먼저 원인이 되는 자극 물질이 있다면 접촉을 줄이고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야 한다. 또 가려움증을 참지 말고 피부과에서 처방받은 치료제를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 소독제를 자주 써서 습진이 발생한 경우엔 되도록 손 소독제보다는 비누를 써서 손을 씻는 게 좋다. 어쩔 수 없이 손 소독제를 쓴 경우면 가능한 한 빨리 다시 물로 손을 씻길 권한다. 그런 다음엔 보습제를 잘 발라준다.

 주부습진도 마찬가지다. 세제·음식물에 접촉했을 때 손을 바로 잘 씻고 충분히 보습제를 발라줘야 한다. 자극되는 성분이 손에 직접 닿지 않게 일회용 장갑 등을 착용하면 좋다. 안 교수는 “손에 묻은 물기가 마르면 이전보다 피부는 더 건조해지는데 이런 정상적인 반응이 과하게 일어나는 사람이 있다”며 “습진이 생겼다고 손을 덜 씻기보다는 보습을 잘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여러 화장품 함께 쓰면 발병 위험↑

마스크에 자극돼 습진이 생긴 경우엔 세안 후 보습크림을 충분히 발라주는 게 좋다. 사용하는 화장품의 종류가 많아질수록 피부염 발병 위험이 커지므로 화장은 간단히 하는 것을 권한다.

 습진은 원인에 따라 치료제 강도와 기간이 달라지므로 증상이 나타났을 때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중요하다. 특히 습진 때문에 가려움증이 생기면 참으면서 혼자 해결하려 하지 말고 즉시 피부과를 찾아 약을 처방받고 치료받아야 한다. 한번 긁기 시작하면 더 가려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안 교수는 “자신도 모르게 계속 긁다 보면 진물이 심하게 나고 색소가 과하게 침착돼 흉이 남으며 만성습진이 돼 피부가 두껍게 변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병원에서는 가려움증을 덜도록 항히스타민제와 함께 중증도에 따라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도록 하거나 주사제를 처방하기도 한다.

 치료제를 처방받으면 꾸준히 먹어야 한다. 안 교수는 “약을 2~3일 먹은 뒤 증상이 조금 좋아지면 덜컥 약을 끊어버리는 경우가 꽤 많은데 그러면 바로 재발한다”며 “처방에 따라 약을 서서히 끊어가면서 생활습관상 원인도 함께 교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 피부가 새로운 피부에 밀려 재생되는 기간은 3~4주 걸린다. 따라서 처방약은 일반적으로 최소 2주 이상 복용한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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