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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설 둥지’ 떠나는 조정훈ㆍ용혜인 “손님 줄잇는 정책맛집 만들 것”

중앙일보

입력

비례 위성정당이란 가설 둥지에서 탄생한 두 명의 초선 의원이 12일 벌판으로 나온다. 더불어시민당에서 제명되는 군소정당 출신 조정훈(시대전환)·용혜인(기본소득당) 당선인 이야기다.

지난 총선을 앞두고 결과적으로 청년·여성·환경·평화 등 다양한 의제를 내건 여러 정당들이 탄생했지만 '기본소득'을 대표 의제로 내세웠던 두 사람만 원내 진입에 성공하게 됐다. 혼돈에 가까웠던 여권 비례위성정당 설립 과정에서 시대전환과 기본소득당은 결국 독자 생존의 길을 택했던 녹색당·미래당 등과 달리 더불어시민당 합류를 택했다. 정의당은 처음부터 민주당 주도의 플랫폼을 거부했고 열린민주당은 민주당에 거부당했다. 녹색당과 미래당 후보들이 전원 낙선했고 더불어시민당에 참여했던 가자환경당, 가자평화인권당의 대표들은 적격 논란 속에 공천에서 배제됐다.

두 당선인은 12일 시민당 최고위원회의가 제명을 의결하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확인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잠시 무소속으로 머물다 원 소속 정당으로 돌아가게 된다. 두 당선인을 보는 정치권의 시선은 곱지 않다. "당선을 위해 청년 정치나 선거제 개혁의 소신을 포기한 것"(군소 정당 출신 낙선자)이라거나 "대중적 지지도 없이 손쉽게 원내에 진입했다"(민주당 당직자)는 등의 평가가 적지 않다. 1석 정당의 미래는 무엇일까.

조정훈 “맛집은 전단지 돌리지 않아…정책으로 승부하겠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조정훈 당선인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조정훈 당선인

조 당선인은 시대전환의 생존전략을 "한 박자 빠른 대안제시"라고 말했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조 당선인은 하버드대학교 케네디 행정대학원에서 국제개발학 석사 학위를 받고 세계은행에서 국제 경제 개발 전문가로 일했다. 최근까지 아주대학교 통일연구소장을 역임했던 그는 “세계 경제의 변화에 주목하며 대한민국에 필요한 변화를 제시해 나갈 것”고 말했다.

1석 정당 ‘시대전환’의 생존 전략은
"맛집은 전단지를 돌리지 않는다. 재난기본소득은 코로나 위기 국면에서 시대전환이 가장 먼저 주장했다. 재난기본소득 전국민 지급을 제안한 날 저녁에 김경수 경남지사에게 연락이 왔다. 도지사실에 자료를 공유했고 며칠 뒤 크게 기자회견을 하더라. 순발력 있는 어젠더 세팅은 작은 정당이라 가능한 면도 있다."  
둥지 역할을 해준 여당에 비판적 목소리를 낼 수 있겠나
"과감한 대안 제시로 집권 여당의 담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거대 여당이 과거에 안주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면 당연히 비판도 할 것이다. '코로나가 지나가면 다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의식 등이 시대전환이 맞서야할 구태다." 
가장 먼저 다룰 의제는 
"대리운전에 종사하는 사람이 25만이다. 코로나 위기는 비정규 플랫폼 노동을 급격히 확산시키는 계기가 됐다. 굳이 정규직을 쓸 필요가 없다고 느끼는 기업도 많아졌다. 하루 단위, 시간 단위 노동이 일반화될 것이다. 비정규화를 막기보다는 플랫폼 노동자들의 생존을 담보할 법과 제대를 만드는데 주력할 생각이다." 

용혜인 “기본 소득은 필연적…'금뱃지 언박싱’은 탈권위 표현“

용혜인 국회의원 당선인 신인섭 기자

용혜인 국회의원 당선인 신인섭 기자

용 당선인은 "‘기본소득’이라는 의제가 청년 정치의 핵심적인 매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기본소득이 의정활동의 중심이 되나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겠다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포부다. 디지털로의 전환이 시대적 흐름이라면 그에 맞는 대안이 필요하다. 코로나 위기가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거리로 나올 수 있고, 심각한 사회적·정치적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기본소득이 유일한 대안이다. 재난지원금이 소득 구분 없이 전 국민에게 지급되게 된 것은 기본소득 논의의 큰 근거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금뱃지 언박싱’ 동영상이 논란이 됐다.   
"논란을 계기로 국회의원의 권위에 대한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새겨 듣는 시간을 가졌다. 국회의원의 권위는 뱃지라는 상징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을 담은 영상이었다. 다만 표현이 투박했고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기본소득당의 미래는
"청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정치적 어젠더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창당 이후 3개월 동안 2만 명의 당원이 모였고 이중 80%가 10대와 20대다. 청년이 정치와 사회에 관심 없는 것이 아니라 이들의 관심을 담아낼 정당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기본소득 어젠더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정치적 세대를 구성해 나가려고 한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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