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를 입었을 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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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위해 부엌에서 요리를 하던 남편이 갑자기 비명과 함께 피가 뚝뚝 떨어지는 자신의 손가락을 잡고 어쩔 줄 몰라 한다. 뛰어 놀던 아이가 아스팔트에서 넘어져 정강이를 온통 피와 흙부스러기로 도배질하여 울면서 현관 앞에 서 있기도 한다.

칼과 같은 날카로운 도구에 의해 피부 혹은 피하지방층까지 상처가 난 경우를 열상(찢어진 상처)이라 하는데, 칼 외에도 책상 모서리나 돌같은 것에 부딪혀 피부가 찢어지기도 한다. 이때의 상처는 피부에 수직적으로 생겨 그다지 많은 피부 신경손상은 일어나지 않으며, 피부의 결손은 거의 없다.

이와는 달리 긁혀서 생기는 찰과상은 피부 표면이 수평적으로 떨어져 나가므로 보다 많은 신경이 노출되어 열상의 경우보다 더 쓰리고 아프다. 열상이나 찰과상을 입으면 상처부위에는 여러 가지 생리적 반응이 일어나는데, 우선 혈장이라고 하는투명하고 항체를 가진(흔히 진물이라 하는) 액이 스며 나오고, 보다 많은 영양분과 백혈구를 운반하기 위해 상처부위의 혈류량이 증가되어 그 부위가 빨갛게 된다. 또한 주위 임파선이 붓기도 하고 염증이 진행되면 농이 형성되기도 한다.

  • 가정에서는 이렇게

    - 상처부위 세척

    열상이나 찰과상시에 우선적으로 해야할 것은상처에 대한 세척이다. 이것은 소독의 가장 중요한 과정으로 깨끗한 물로 씻어내는 것으로 대개 충분하다. 그냥 담그는 것보다 물줄기로 씻어 내리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래도 더러운 것이 묻어 있으면 과산화수소로 닦아내고 그 외 포비돈액(자주색 소독액)등의 소독액을 사용하면 좋다.

    - 지혈

    상처의 출혈은 눈에 보이기 때문에 사실 그렇게 심각하지 않으므로 놀랄 필요가 없으며, 또한 어느 정도의 출혈은 상처의 소독에 도움을 준다. 찰과상인 경우 피가 배어 나오는 정도이므로 우선 세척 후에 깨끗한 거즈로 수분간 누르면 된다. 열상인 경우도처음엔제법 출혈이 되지만수분간누르면 대부분 지혈이 된다. 이때 상처부위를 심장보다 높이면 도움이 된다. 손가락 등의 지혈을 위해 고무줄 등으로 꽁꽁 묶으면 혈액순환이 안되어 상처 치료에 도움이 안될 뿐만 아니라 심하면 괴사(조직이 죽는 것)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 항생제 연고의 사용

    세척과 지혈이 되면 항생제가 포함된 연고를 바르면 좋다. 특히 찰과상인 경우 상처를 촉촉하게 해주면서 통증감소의 역할까지 하므로 큰 도움이 된다.

    - 피부의 결합

    대개 6∼7mm이하 길이의 열상인 경우 피부를 서로 아귀가 맞게 붙여 반창고 등으로 고정하여 두면 일 주일 정도 후에는 자연봉합이 된다.

    - 상처의.보호

    찰과상인 경우, 아주 얇게 찰과상을 입은 경우는마른 거즈보다는 바셀린이나 소독약이 덧칠해진 거즈를 상처에 붙이고 그 위에 마른 거즈를 덮고 반창고로 고정한다.

    다음날 거즈를 풀어 상처를 확인하여 필요하면 처음과 같이 세척과 소독을 반복한 다. 피부손실의 깊이에 따라 다르나 대개 상처를 입은 후 5일 내지 1주일이면 가피(딱지)가 생기는 데, 눌러도 통증이 없고 농이 나오지 않으면 그대로 두어 저절로 떨어질 때까지 기다린다. 만약 가피 주위로 발진이 있고, 통증이 있으면 가피를 일부를 제거하여 농을 제거해야 한다.

    - 직사광선에의 노출 방지

    제법 피부결손이 깊은 경우는 가피가 떨어진 후에 상처부위가 불그스레한 색을 띠는 데 이때 직사광선을 받으면 까맣게 변색하여 회복이 되지 않을 수가 있으므로 약 두달간은 직사광선을 피해야 한다.

  • 이럴 때는 의사에게

    - 지속적 발진, 통증, 부종, 농양형성 등의 감염증상이 있을 때
    - 얼굴에 상처가생겼을 때
    - 피하지방층 이상으로 상처가 깊고, 세척하기 어려울 정도로 더러울 때
    - 열상이 7mm 이상이거나, 찢어진 자리가 너덜너덜하거나 아귀가 맞지 않을때
    - 출혈이 멈추지 않을 때
    - 열상의 하부에 감각이상, 운동장애가 있을 때

    부산 대동병원 외과 손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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