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세균성 이질 경조사와 관련"

중앙일보

입력

제주도내 세균성이질 확산이 풍습과 상당부분 연관돼 있다는 국립보건원의 진단이 나왔다.

국립보건원 역학조사반은 4일 제주도 보건당국에 생식(生食) 선호 등 제주도내 풍습 탓에 이질이 확산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주의를 요청했다.

조사반에 따르면 경.조사 등 집단행사가 많고 그 때마다 현장에서 음식을 내놓으며, 냉채.물회 등 생식을 즐기는 식생활의 특이성이 이질 확산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주도내 보건당국도 이 점에 상당부분 수긍하고 있다.

법정1종 수인성 전염병인 이질은 물을 통해 전파돼 음식을 끓이는 것만으로 살균, 전염을 막을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제주지역은 관혼상제 때마다 덜 익힌 돼지고기와 회종류의 찬거리를 접대음식으로 내놓는 일이 잦아 식중독 우려는 물론 이질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편리한 교통여건에 제주도내 전지역이 사실상 친족관계로 얼킨 문화적 특성도 한 이유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만큼 접촉횟수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중순 남제주군 남원읍 모학교에서 학생 1명이 발병자로 확인된 제주도내의 세균성이질은 4일 현재 보균자수가 7백46명에 이르고 있다.

우근민(禹瑾敏) 제주지사는 이에 따라 최근 담화문을 내고 "도민 식생활습관의 특이성으로 이질이 급속히 전파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며 "경.조사 때 꼭 익힌 음식물을 내놓기를 바란다" 고 당부했다.

제주〓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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