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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공화당도 중국 때리기, 중국대사관 거리 ‘리원량’ 명명 추진

중앙일보

입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실태를 외부에 최초로 알린 중국 의사 리원량. 2월 7일 코로나19로 사망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실태를 외부에 최초로 알린 중국 의사 리원량. 2월 7일 코로나19로 사망했다. [뉴스1]

미국 공화당 의원들이 워싱턴 DC 소재 주미 중국대사관의 도로명을 ‘리원량’의 이름으로 변경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공화당을 중심으로 미 의회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와 발맞춰 ‘대중국 공세’ 수위를 높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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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 공화당 의원들은 7일(현지시간) 하원 의원을 중심으로 ‘중국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하고, 상 하원 공동으로 중국대사관의 도로명을 변경하는 법안을 발의했다고 발표했다.

법안이 통과되면 중국대사관의 공식 주소는 ‘3505 인터내셔널 플레이스’에서 ‘리원량 플라자’로 바뀌게 된다. 리원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실태를 외부로 처음 알린 중국의 안과 의사다. 리원량은 유언비어 유포 혐의로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가 2월 7일 코로나19로 사망했다.

미국 공화당 소속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지난 5일 워싱턴 D.C 국회의사당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소속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지난 5일 워싱턴 D.C 국회의사당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 법안의 최초 제안자 중 한 명인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은 “중국 대사관 도로명을 (리원량 플라자로) 개명하는 것은 리원량 의사의 업적을 결코 잊히지 않게 하려는 것”이라며 “미국이 억압하는 자와 맞서 싸울 것을 중국 정부와 공산당에게 확실하게 상기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톰 코튼 공화당 상원의원도 “리원량 의사가 막으려고 했던 죽음들에 책임을 져야 하는 국가(중국)의 대사관 밖에 영원히 리원량 이름을 새기겠다”면서 “이로써 리원량의 이름이 잊히지 않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 의회가 대사관의 도로명 변경을 통해 정치적 메시지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가디언과 SCMP 등에 따르면 미 의원들은 2014년에 중국 인권 운동을 이끈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의 이름을 따서 거리 이름을 바꾸자는 제안을 한 적이 있다. 당시 중국 대사관은 “류샤오보는 중국 법을 어긴 범법자”라며 반발했다.

2018년에는 주미 러시아 대사관이 위치한 워싱턴 DC의 위스콘신 에비뉴의 일부 구간 명칭이 러시아에서 민주화운동을 하다 2015년 피살된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의 이름으로 변경됐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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