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노갑·박지원·이익치씨 '진실게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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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대검 국감에선 현대 비자금 사건을 둘러싸고 증인으로 나온 권노갑-박지원-이익치 세 사람의 '진실게임'이 뜨거웠다. 증인으로 나온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과 박지원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결코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결백을 호소했다. 반면 증인석에 나란히 앉은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은 "분명히 줬다"고 주장했다.

權전고문은 李전회장을 거짓말쟁이로 몰았다. 그는 "현대에서 십원도 받은 적이 없고 李전회장의 말은 다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朴전실장은 "누구에게 돈을 요구한 적도 없고 정몽헌 전 현대아산 회장도 그렇게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李전회장은 두 사람에게 돈을 준 배경.장소 등을 침착하게 진술했다. 그러면서 그는 "뇌물인지 모르고 단지 돈 심부름을 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李전회장의 진술 도중 權전고문이 끼어들어 "거짓말"이라고 소리치는 등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권노갑 대 이상수=민주당에 유입됐다는 '정치자금 1백억원설'을 둘러싼 논란도 벌어졌다. 權전고문은 지난 총선 때 빌렸다는 1백억원에 대해 "한 기업인에게 50억원을 빌려 당 차원에서 갚았고, 다른 기업인에게 빌린 나머지 50억원은 지난 7월 당시 민주당 총장이던 이상수 의원에게 변제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반면 李의원은 "權전고문에게 1백억원을 빌려준 기업인을 만났는데 그는 '1백억원 중 50억원은 아직 못 받았다'고 하더라"고만 얘기했다.

남정호.신용호 기자

<사진설명전문>
6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현대 비자금 사건 관련 증인으로 출석한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右)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박지원 전 대통령 비서실장(中)과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이 증인석에 앉아 있다.[장문기 기자<chang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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