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으로 ´몸조심´ 비상

중앙일보

입력

"진료하는 의사들도 없는데 지금 다치면 큰일나죠. 몸조심이 최선의 방책입니다."
병원 집단 폐업으로 환자들이 제때,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끝내 목숨을 잃거나 심각한 상태에 빠지는 사례가 잇따르자 시민들이 평소 보다 운전도 조심하고 각종 공사장,학교 등에서 안전교육이 강화되는 등 `몸조심´풍조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의료 공백기에 사고를 당하게 되면 평상시 보다 치명적인 해를 입기 때문에 시민들 스스로 미연의 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자구책을 강구하고 나선 것이다.

21일 경찰청에 따르면 의료대란이 사실상 시작된 19일 전국적으로 640건의 교통사고가 발생, 21명이 숨지고 786명이 다쳤으며 20일에는 799건의 사고로 22명이 사망하고 911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주 같은 요일인 12일 교통사고 발생건수 675건, 사망 30명, 부상 843명, 13일의 사고 779건에 사망 34명, 부상 925명에 비해 사고 건수는 1%,사망자는 33%,부상자는 4% 줄어든 것이다.

자가용 출퇴근자인 회사원 신승정(33.서울 도봉구 방학4동) 씨는 "의료대란때 교통 사고를 당하면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에 운전할때 차량속도도 줄이는 등 운전을 더 조심하게 된다"고 말했다.

일반 개인뿐만 아니라 건설,관광 등 평소 안전사고가 많은 업체들과 공사 현장도 종사자들에 대한 특별 안전 교육과 함께 현장 안전점검을 실시하는 등 바짝 긴장하고 있다.

대원관광 정용선 안전과장은 "병.의원들이 문을 닫은 상황에서 사고가 날 경우 엄청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아침 마다 운전기사들에게 교통사고 예방에 각별히 주의하라고 특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건설 월계3동 아파트 건축현장사무소 관계자는 "병원 폐업 기간중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수시로 공사장 안전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면서 "특히 인부들 안전 교육에 각별히 신경을 쓰라는 지시를 본사로 부터도 받았다"고 말했다.

유치원이나 각급 학교에서도 각종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학생과 학부모들을 상대로 특별 안전교육이 실시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야외학습을 자제하기도 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개나리 제일유치원을 운영하고 있는 박옥경(70) 씨는 "원생들이 다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유치원 놀이 시설을 재점검했다"면서 "선생님들에게 안전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줄 것을 당부했으며 원생들에게도 심하게 장난을 치다 다치는 일이 없도록 교육시켰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90%를 넘는 병.의원이 문을 닫는 바람에 만에 하나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수많은 인명피해를 낼 수 있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라면서 "국민들 스스로`몸조심´을 위해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때"라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김병수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