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이 인천 부평공장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쉐보레 트랙스가 1분기 미국시장 소형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부문에서 판매 1위를 기록했다.
4일 한국GM에 따르면 트랙스는 올해 1~3월 미국에서 2만8242대가 팔려 소형SUV 판매 1위를 차지했다. 트랙스와 파워트레인(구동 시스템)을 공유하고 역시 부평공장에서 생산해 수출되는 뷰익 앙코르도 1만4238대가 팔려 4위에 올랐다. 2위는 혼다 HR-V(1만9414대), 3위는 현대 코나(1만5174대), 5위는 지프 레니게이드(1만4164대)였다.
트랙스와 앙코르의 1분기 미국시장 판매량은 미국 전체 소형SUV 판매량의 30%에 육박한다. 트랙스의 경우 지난 한 해 동안 22만9218대가 팔려 연간 소형SUV 판매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국내에서와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소형SUV가 인기를 끌고 있다. 2018년 60만3369대가 팔린 미국 소형SUV 시장은 지난해 69만3843대가 팔리며 1년새 약 15% 성장했다. 국내에선 한국GM의 트레일블레이저를 비롯해 기아 셀토스, 르노삼성 XM3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한국GM은 트랙스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대부분의 공장이 쉬는 4~5일 양일간에도 부평공장을 가동하기로 했다. 국내 자동차 공장 다수는 연휴와 해외 수요 감소로 5일까지 문을 닫는다.
미국에서 트랙스, 국내에서 트레일블레이저 등 소형SUV의 잇단 흥행이 2018년 경영난으로 공적자금 8000억원이 투입된 한국GM에게 활로를 뚫어주는 모양새다. 지난 3월 내수 판매가 전월 대비 80.1% 증가했는데 실적 향상을 견인한 모델이 트레일블레이저였다.
4월 내수·수출 합산 판매 실적은 3만9242대로 지난해 4월보다 1.7% 증가했다. 내수는 6433대로 지난해보다 19.6% 증가했지만, 수출은 3만2809대로 1.2%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GM 노사는 10개월을 끌어온 임금협상도 지난달 14일 마무리지었다. 노동조합의 찬반투표가 몇 차례 연기되면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으나 코로나19로 자동차 산업 자체가 어렵다는 공감대가 타결을 이끌어 낸 것으로 보인다.
한국GM은 이처럼 경영정상화 계획에 따라 순항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여파와 흑자 전환 등 과제가 남아있다. 한국GM은 지난해 330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년도(6227억원)에 비해 적자폭을 절반 가까이 줄였다. 하지만 이는 매출 증가보다 비용 절감에서 나온 것이어서 신차 출시, 비핵심자산 매각 등에 더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