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만원 빌려주고 다음날 50만원 회수···불황속 '잔인한 그들'

중앙일보

입력 2020.04.28 13:50

업데이트 2020.04.28 13:5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기 어려운 취약계층이나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높은 이자를 챙겨온 불법 대부업자들이 경기도 공정 특별사법경찰단(경기도 특사경)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경기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은 28일 경기도청에서 ‘불법 대부업 기획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사진 경기도]

경기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은 28일 경기도청에서 ‘불법 대부업 기획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사진 경기도]

경기도 특사경은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 3개월간 인터넷과 모바일 상 불법 대부행위를 집중 수사해 불법 대부조직 총책 A씨(35)와 조직원 등 9명을 대부업법 위반 혐의로 형사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고향 선후배 사이인 A씨 등은 평균 30세 정도로 2018년 6월부터 이른바 '황금대부파'라는 조직을 결성해 수도권과 부산 등 전국에서 법정 제한 이자(연 24%)를 초과하는 이자를 챙기며 불법 대부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최고 3만1000%의 연 이자율을 받았는데 피해자만 3610여명에 이르고 대출 규모와 상환 금액도 3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사경은 수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이들을 모두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조사 결과 이들은 인터넷 대출 사이트 광고를 통해 '무직자·신용불량자 대출 가능' 등으로 홍보해 사람들을 유인했다. 이후 채무자들에게서 이자와 원금을 계좌로 송금받아 챙기는 '수금', 채무자 신상정보와 대부 희망 금액 등을 파악해 출동 요원에게 알려주는 '콜', 대부금을 교부하는 '현장 출동' 요원 등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28일 오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불법 대부업 기획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경기도 공정특별사법경찰들이 사건 수사기록과 압수한 대출장부, 압수수색현장 기록 등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

28일 오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불법 대부업 기획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경기도 공정특별사법경찰들이 사건 수사기록과 압수한 대출장부, 압수수색현장 기록 등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

주로 일용직 노동자, 소상공인 등 신용등급이 낮아 제도권 금융에서 대출이 어려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건당 20만∼100만원씩 빌려주고 높은 이자를 챙겼다.
한 피해자는 27만원을 빌렸는데 다음 날 이자 23만원을 포함해 50만원을 돌려받는 등 연 이자율로 치면 3만1000%의 고금리를 받아낸 사례도 있었다.
이들은 돈을 빌려주기 전 채무자 가족이나 지인의 연락처를 넘겨받았는데 상환이 늦어지면 문자 메시지나 전화로 가족과 지인까지 협박했다고 특사경은 밝혔다.

한편 경기도는 앞으로도 비슷한 사례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인터넷·모바일을 활용한 온라인 미등록 대부업과 불법 대부 중개행위에 대한 수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 대학교나 공단, 다문화 특구 등으로 '찾아가는 불법 사채 현장상담소' 운영을 통해 전방위적 불법 사채 범죄에 대한 엄정한 대응 및 이용자 피해를 방지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전단 살포가 빈번한 지역을 중심으로 전단 수거를 위한 기간제 근로자 30명을 채용하고 '미스터리 쇼핑' 수사기법을 활용해 불법 광고 전단를 무차별 살포한 배포자도 찾을 예정이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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