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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n번방 영상 재유포한 '피카츄방' 유료회원 80명 쫓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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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에 '박사방'을 열고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성착취 범죄를 저지른 조주빈이 검찰로 송치된 지난달 25일 시민단체가 그의 강력처벌을 요구하며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텔레그램에 '박사방'을 열고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성착취 범죄를 저지른 조주빈이 검찰로 송치된 지난달 25일 시민단체가 그의 강력처벌을 요구하며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텔레그램에서 여성들의 성 착취 영상을 제작하고 유포한 '박사방'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박사방 영상물이 재유포된 이른바 '피카츄방'과 유료 회원 80여 명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인천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A(20)씨가 과거 운영한 피카츄방의 유료회원 신원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최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2월 11일부터 지난달 9일까지 텔레그램에서 대화방을 개설하고 박사방이나 n번방 등에서 유포된 미성년자 성 착취물을 재유포했다. A씨는 대화방에서 '잼까츄'라는 대화명으로 활동했다. A씨가 개설한 텔레그램 대화방에는 모두 '피카츄'라는 이름이 들어가 있었는데, 유료 대화방은 1개, 무료 대화방은 19개인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이중 경찰은 계좌추적을 통해 유료 대화방 회원 수가 80여 명인 것으로 파악했다. 무료 대화방 회원 수는 2만 명이 넘는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유료 대화방 회원들은 1인당 4만~12만원 가량의 회원 가입비를 A씨에게 내고 성 착취물을공유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유료 대화방을 통해 A씨는 약 400만원 가량의 금전적 이득을 취했다. 특히, 경찰은 A씨가 무료 대화방에 짧은 성 착취물을 공유하는 수법으로 유료 회원을 끌어들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A씨는 조사에서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은 영상을 대화방에 공유했다"며 혐의 일부는 인정했지만, 박사방이나 n번방에는 가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피카츄방에서 유료 회원으로 활동한 80여 명의 신원을 파악하는 대로 전원 소환해 조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유료 대화방 회원들은 모두 소환 대상"이라며 "조사 후 혐의가 인정되면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소지죄를 적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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