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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고다' 토익 문제 조직적 유출 정황...학원 관계자 10여명 기소

중앙일보

입력

국내 유명어학원인 파고다어학원이 조직적으로 토익 문제를 빼돌린 정황이 드러나 학원 관계자 여러 명이 검찰로 넘겨졌다.

토익시험. [중앙포토]

토익시험. [중앙포토]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7일 학원 경영진과 관계자 10여명에게 저작권법 위반과 업무방해 혐의를 물어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불법 유출을 지시했다고 판단한 박모 회장 등도 포함됐다. 학원 측은 강사들이 개별적으로 유출한 것일 뿐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토익 출제기관인 ETS가 파고다어학원을 고소한 건 지난해 7월. 파고다어학원 소속 강사들이 몰카나 녹음기 등 각종 장비를 이용해 조직적으로 토익 문제를 빼돌린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파고다 경영진이 지난 2013년 소속 강사들에게 보낸 e메일을 살펴보면 말하기 시험마다 강사 1명씩을 배정하고 시험이 끝나면 3시간 안에 문제를 보내라는 내용 등이 담겨 있었다. 이렇게 유출된 토익 문제는 다음날 강의에 바로 쓰이기도 했다.

토익 문제 불법 유출이 논란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해커스 어학원이 직원들을 동원해 문제를 빼돌린 사실이 드러난 2012년. 법원은 이듬해 저작권법 위반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해커스 그룹의 조모 회장에게 징역 1년 6월에 집행 유예 3년을 선고했다. 2007년 10월부터 2012년 1월까지 ETS가 주관하는 토익뿐만 아니라 서울대 언어교육원의 TEPS시험 문제를 100여 차례에 걸쳐 유출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경찰 수사와 관련해 파고다 측은 “저작권료 등을 지불해 출제기관인 ETS 측과 합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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