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청기 낀 젊은이 갈수록 늘어나

중앙일보

입력

젊은 보청기 착용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잦은 이어폰 이용과 생활소음, 약물 남용 등 청음 기관을 위협하는 환경 변화로 과거 노인에게서나 나타났던 난청이 전 연령층으로 확산되고 있다.

요즘 대학병원급에 설치된 보청기클리닉 환자의 20~30%가 40대 이전이라는 사실도 이러한 추세를 반영한다.

문제는 난청환자를 도와주는 보청기가 안경처럼 간단한 구조가 아닌데다 가격 또한 천차만별이어서 ´옥석´ 을 가리기가 쉽지 않다는 것. ´ 난청의 원인과 보청기의 기능 및 관리에 대해 알아본다.

◇ 난청 왜 생기나〓소리는 귀바퀴에서 모아져 외이도→고막→이소골→달팽이관→청신경을 통해 뇌에 전달된다.

고막을 통과한 공기입자의 파동은 망치뼈와 모루뼈.고리뼈로 구성된 이소골에서 증폭되고, 림프액이 차있는 달팽이관에서 액체 파동으로 바뀐다.

이 파동이 달팽이관에 있는 외유모세포를 건드려 신경전기를 발생, 청신경을 자극하는 것. 따라서 이 과정중 어느 한 부분이라도 망가지면 난청이 유발된다.

이중 젊은층에서 나타나는 것이 소음성 난청이다.

서울중앙병원 이비인후과 이광선교수는 "2천헤르쯔 이상 고음의 음악을 장기간 들으면 청음기관이 망가져 정상인보다 난청이 빨리 온다" 며 "헤드폰 등으로 고음의 음악을 즐기는 세대
가 중년층이 되는 시대가 되면 소음성 난청환자가 급증할 것" 이라고 경고했다.

이밖에도 귀의 청음기관을 망가뜨리는 약물, 만성 중이염, 어릴 때 고열을 방치해도 난청이 된다.

◇ 보청기 종류와 기능〓보청기는 크게 마이크로폰과 증폭기, 리시버(스피커) 로 구성된다.

마이크로폰을 통해 전기적 신호로 바뀐 소리는 증폭기에서 커지고, 리시버를 지나면서 다시 소리 신호로 변환된다.

이중 가장 중요한 부품은 증폭기다. 이 증폭기에 따라 아날로그형인지 또는 프로그램형이나 디지탈형인지가 결정되고 가격 또한 큰 차이를 보인다.

아날로그형은 음향을 원음 그대로 증폭한다.

따라서 회로구조가 간단하고 가격도 30~70만원대로 저렴하다. 하지만 모든 소음을 여과없이 똑같이 증폭하기 때문에 잡음이 많은 곳에선 매우 시끄럽다.

프로그램형은 아날로그 방식으로 소리를 증폭하지만 컴퓨터 칩이 장착돼 음의 높낮를 조절할 수 있다.

가격은 1백만원대.

디지털형은 보청기의 가장 이상적인 형태로 음향을 디지털신호로 바꿔 증폭시키고 음의 처리를 디지털로 제어한다.

따라서 언어인식기능과 소음 감소 기능이 뛰어나다.

디지털 보청기의 장점은 가청음역을 주파수에 따라 몇개로 나눠 조절할 수 있다는 것. 강북삼성병원 이비인후과 이용배교수는 "같은 난청환자라도 듣지 못하는 주파수대(帶) 가 있기 때문에 청력검사를 통해 보청기의 음역을 조절함으로써 자연음에 가깝게 들을 수 있는 것이 디지탈 보청기의 장점" 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종래 3~4개로 나눠져있던 주파수대를 12음대역까지 확장한 리사운드 보청기가 나와 원음에 가까운 청력을 구현하고 있다.

가격은 2백만원대.

보청기는 모양에 따라서도 분류된다. 안경형과 귀걸이형.귀바퀴형.귀속형이 있는데 요즘에는 보청기 착용을 쉽게 판별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고막형까지 등장했다.

◇ 관리도 중요〓보청기의 수명은 3~5년 정도. 보청기의 핵심부품인 칩이 습기에 약하고, 귀지가 음향밸브를 막는 등 기계적 손상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광우 메딕스 임천복대표는 "비가 오는 날이나 자신도 모르게 물기가 보청기에 닿았다면 곧 건조기로 말려주고, 사용 뒤에는 항상 솔로 보청기에 묻은 귀지를 털어내는 등 청결하게 유지하면 배 이상 수명을 늘일 수 있다" 고 말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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