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스마트폰 시장 ‘속’부터 곪나...38곳 부품업체 주가 15% 빠져

중앙일보

입력

스마트폰 시장의 침체가 본격화하는 신호탄일까. 국내 증시에 상장된 스마트폰 부품업체의 주가가 맥을 못 추고 있다. 특히 최근엔 올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지난해보다 3억대 이상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이미 부품 공급량이 줄어든 부품업체로선 2분기 실적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본지, 38개 주요 스마트폰 부품사 주가 분석 #3월 이후 코스피 평균보다 3배 가까이 하락 #렌즈부터 케이스업체까지 대부분 주가 내려 #코로나19 영향으로 부품 발주도 크게 줄어

스마트폰 내부 모습

스마트폰 내부 모습

코스피 5.7% 하락…스마트폰 부품업체는 14.2% 추락  

27일 본지가 스마트폰 부품업체 중 주요 상장사 38곳의 주가를 분석했더니 3월 2일부터 이달 24일까지 평균 14.2%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평균 5.7% 하락한 코스피나 0.8% 오른 코스닥과 대비되는 성적표다. 부품업체 중 주가가 오른 곳은 4곳에 불과했다.

3월 이후 주가가 30% 이상 하락한 부품업체만 3곳이다. 삼성전자에 스마트용 카메라 렌즈를 납품하는 세코닉스는 주가가 31.8%, 전자회로기판(PCB) 전문업체인 코리아써키트는 30.8% 각각 하락했다. 카메라 모듈 검사 장비를 만드는 하이비젼시스템(-30.4%) 역시 하락 폭이 컸다.

삼성·애플 등에 납품하는 벤더사 대부부 하락 

9곳은 주가가 20% 이상 떨어졌다. 카메라 모듈업체인 나무가(-26.8%), 스마트폰용 광학필터를 제조하는 옵트론텍(-26.7%), 렌즈 제조업체 코렌(-24.8%), 스마트폰용 안테나를 만드는 아모텍(-24.4%) 등이다. AF(자동초점) 모듈 제조업체인 파워로직스(-22.2%), 인쇄회로기판 등을 납품하는 인터플렉스(-20.9%) 등도 주가가 많이 하락했다. 이들은 대부분 삼성전자와 LG전자, 애플 등의 부품 납품사이다.

삼성전자에 AF 모듈과 손떨림방지장치(OIS)를 납품하는 자화전자는 3월 이후 주가가 19.8% 떨어졌다.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삼성전기(-17.9%)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소재를 제조하는 덕산네오룩스(-18.3%)와 이녹스첨단소재(-17.4%) 등도 스마트폰 생산·수요 감소 여파로 주가가 내렸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그래픽=신재민 기자

"코로나 5~6월로 넘어가면 실적·주가 하락 불가피" 

국내의 대표적인 카메라 모듈업체인 엠씨넥스(-14.4%), 폴더블 스마트폰의 힌지(이음새)를 공급하는 KH바텍(-14%), 스마트폰 케이스 부품을 납품하는 인탑스(-12.4%) 등의 주가도 10% 넘게 떨어졌다.

이에 대해 익명을 원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스마트폰 수요와 생산 감소로 플래그십(전략폰)은 물론 보급형폰 모두 오더컷(주문 감소)이 진행되고 있다”며 “코로나19의 팬데믹이 5~6월로 이어지면 부품업체의 실적과 주가 모두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부품 발주 20~30% 이상 감소”  

실제로 스마트폰 부품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부품 발주가 줄고 있다. 한 중견 스마트폰 부품업체 임원은 “4월 들어 고객사(제조사)의 부품 발주가 크게 줄었다"며 “부품업체마다 차이가 있지만 예년보다 20~30% 이상 발주가 줄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자부품 전문 매체인 디일렉은 최근 “삼성전자가 4월 스마트폰 생산량 목표를 1000만대 초반으로 하향 조정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가 연간 약 3억대, 월평균 2500만대를 생산하는 것을 고려하면 큰 폭의 조정이다.

한편,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지난해(14억1300만대)보다 23.2% 급감한 10억8600만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IDC 역시 올해 상반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10.6%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