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노출 흉부암 위험 증가

중앙일보

입력

남성이 흉부암에 걸릴 확률은 여성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의 100분의 1에 그치고 있지만 휘발유나 연소물질과 관련된 일을 하는 남성들은 흉부암에 걸릴 위험이 이보다 상당히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산업의학저널(American Journal of Industrial Medicine) 최신호에 따르면 덴마크암협회의 조니 한센 박사는 "만일 휘발유와 연소 물질이 남성의 흉부암을 유발한다면 그것은 여성들에게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유방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고 말했다.
한센박사는 1897년부터 1966년까지 태어난 덴마크 남성중 흉부암 진단을 받았던 230명의 직업을 조사한 뒤 이 기록을 다시 같은 해에 태어났지만 흉부암에 걸리지 않은 남성 56명의 직업기록과 비교했다.

이 조사에서는 주유소나 차량 정비업소, 휘발유 도매업등에서 블루칼라 일을 3개월 이상 했던 사람들을 휘발유 증기에 노출됐던 것으로 간주했다.

조사결과 휘발유와 연소물질에 3개월 이상 노출됐던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흉부암에 걸릴 확률이 두배나 높았다. 특히 그런 직업에 40세 이전에 종사하기 시작한 사람들의 흉부암 발병 위험은 그런 물질에 전혀 노출되지 않았던 사람들 보다 4배나 컸다.

한센박사는 흉부암이 남성에게 희귀한 질병이지만 여성의 유방암 발병 요인들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 요인들은 비악성 가슴질환 전력, 이온화(化) 방사능등을 포함한다.

과거 연구에서는 벤젠과 탄화수소, 휘발유 및 디젤 연료 연소 제품등이 여성 및 동물의 유방암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지적됐었다.

한센박사는 "탄화수소와 연소되지 않은 휘발유 찌꺼기들이 자동차에서 거리의 일반 환경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특히 여성의 유방암 발병 위험은 공공의 우려사항" 이라고 주장했다.

한센박사는 휘발유와 연소물질에 노출된 남성과 여성의 흉부암 및 유방암 발병 위험에 관해 추가 연구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연합뉴스)

엄남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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