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우왕좌왕 흔들리는 아베, 2인자 스가가 사라졌다

중앙일보

입력

아베 신조(安倍晋三)일본 총리가 흔들리고 있다.

닛케이 "총리관저 역학변화가 영향" #스가,최근 코로나대책에 관여 못해 #7년 4개월간 정권의 위기대책반장 #지난해말 이후 아베와의 관계 삐끗 #'전국민 30만엔 지원'갈팡질팡 불러 #

갈팡질팡, 허둥지둥,우왕좌왕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때문이다.

2018년 8월 1일 '왕위계승식전 사무국'현판식에 나란히 참석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오른쪽)와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왼쪽).[사진=지지통신 제공]

2018년 8월 1일 '왕위계승식전 사무국'현판식에 나란히 참석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오른쪽)와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왼쪽).[사진=지지통신 제공]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40% 초 중반대,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지지하지 않는다’가 ‘지지한다’를 앞질렀다.

극한 위기 국면에선 리더의 지지율이 오르는 게 세계적 추세인데, 유독 일본만 반대로 가고 있다.

그런데 일본 언론들이 그 원인 중 하나로 꼽고 있는 것이 ‘총리관저 위기관리 시스템의 붕괴’다.

지난 7년 4개월 동안 아베 정권의 '위기대책반장', '하자전담반'으로 불리며 궂은 일을 도맡아온 스가 요시히데(菅義偉)관방장관의 존재감 상실이 그 핵심이다.

'수입이 줄어든 세대에 30만엔 지급'으로 각의(한국의 국무회의)까지 통과했던 신종 코로나 경제대책이 공명당의 반발로 인해 '전 국민에 10만엔 지급'으로 뒤집어지는 과정에서도 스가 장관은 관여하지 못했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21일 "그동안은 스가 장관이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자민당 간사장, 공명당 등과의 조정을 통해 타협점을 찾고 이후에 아베 총리가 최종적으로 판단해왔는데, 최근엔 스가 이외의 참모들이 정책결정을 주도하면서 관저내부 역학관계에 변화가 생겼다"고 분석했다.

마이니치 신문도 "그동안 공명당과의 파이프 역할을 해왔던 스가 장관이 침묵을 지키고 있다"며 "지난 16일 아베 총리와 자민당 간부들이 경제대책을 협의할 때도 스가 장관은 입을 다물고 있었다"고 했다.

관방장관은 정권 위기관리의 핵이다.

2018년 6월 총리관저에서 열린 아동학대방지대책 관계각료회의에 출석한 스가 장관(오른쪽 첫째),그 왼쪽이 아베 신조 총리. [사진=지지통신 제공]

2018년 6월 총리관저에서 열린 아동학대방지대책 관계각료회의에 출석한 스가 장관(오른쪽 첫째),그 왼쪽이 아베 신조 총리. [사진=지지통신 제공]

2012년 12월 아베 총리의 복귀 이후 줄곧 그 역할을 담당해온 스가가 뒷전으로 밀려나면서 아베 정권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아베와 스가의 공조에 금이 가기 시작한 시기는 지난해 9월 개각 이후라고 한다.

스가 장관의 추천으로 입각한 두 각료가 정치자금 스캔들로 잇따라 물러나면서다.

또 아베 총리를 코너에 몰았던 '벚꽃보는 모임' 스캔들 때 아베 총리가 "스가의 대응이 소극적"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대형 크루즈선에 대한 일본 정부의 대책이 국내외의 비판을 받은 이후 스가 장관은 신종 코로나 대응에서 사실상 손을 뗐다.

이마이 다카야(今井尙哉) 총리보좌관과 기타무라 시게루(北村滋)국가안전보장국장이 주도한 학교 휴교령과 긴급사태선언, 면 마스크 2장 배부, 휴일 트위터 투고 등은 일본 국민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