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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면병(Narcolepsy)

중앙일보

입력

기면병은 실제 일상생활에서 많은 불편을 초래하는 장애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홍보가 덜 되어 있어서 그런지 졸리움을 병으로 보지 않는 경향이 있다. 기면병은 주간의 졸리움과 비정상적인 렘(REM) 수면 구성요소인 탈력발작, 수면마비, 그리고 입면기 환각 등 4가지의 증상으로 표현되는 신경학적 장애이다.

주간의 졸리움과 수면발작은 항상 존재하고 탈력발작은 적어도 90%에서 보여지며, 수면마비는 30-50%, 그리고 입면기 환각은 20-40%에서 보여진다. 기면병은 생활 전반에 걸처 직업, 교육, 운전, 대인관계의 장애와 사고와 관련이 있어 임상에서 매우 중요한 장애이다.

우리나라의 인구를 고려해 보면 전국적으로 약 3만명 정도의 기면증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남성이 여성보다 약간 더 많거나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떠한 연령층에서도 발생할 수 있으나, 주로 청소년기에서 초기 성인기에 걸처 있으며 다시 40대에서 약간 증가하고 이후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점차 감소한다.

기변병이 일으키는 심각한 문제

일반집단을 대상으로 한 대부분의 연구에서 응답자의 35%가 불면증을 경험하였다고 호소하지만, 미국의 경우 수면장애센터를 찿아오는 대부분의 환자가 호소하는 것은 4-5%의 유병율을 보이는 주간의 과도한 졸리움이다. 분명히 주간의 과도한 졸리움은 불면증보다 환자의 생활에 더 장해를 일으키며 환자가 치료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 수면장애센터에서 보여지는 환자의 수면-각성에 관한 병력조사를 통해 보면 과도한 주간의 졸리움은 생활에서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면, 과도한 졸리움을 보이는 환자의 거의 반 이상이 자동차 사고를 일으킨다. 또 반수 이상에서 직업상의 사고를 일으키며 때로는 치명적이다. 많은 사람들이 과도한 졸리움 때문에 직업을 잃기도 한다. 가정생활에서도 졸리움의 영향은 상당히 크다. 아동에서의 졸리움은 학습장애와 연관되어 있다.

청소년기(중고등학교 때) 학업 중에 상습적으로 잔다고 혼나고 적응에 실패하는 경우나 직장에서 적응에 실패하고 게으른 사람으로 오인받아 심적인 충격을 받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원인

유전적 배경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르코렙시 직계가족은 일반인의 40배 가까운 유병율을 보이며 인간의 백혈구에서 보여지는 HLA-DR2(and -DQwl)가 100% 관련되어 있다.

수면박탈, 불규칙한 수면-각성양상과 같은 수면의 부담이 악화요인이며 두부외상, 탈수초화, 뇌종양으로 인한 시상하부의 기능부전이 드문 원인으로 보고된 바 있다. 나르코렙시의 병리생리는 기본적으로 REM수면, NREM수면, 그리고 각성이라는 세가지 상태의 경계영역 통제의 장애로 인한 해리상태dissociation라고 할 수 있다. Klipke는 서파수면이 수면전반에 걸처 고르게 분포되고 수면시작 REM주기(sleep onset REM periods: SOREMPs)가 나타나고, 중심체온이 전진되어 있는 점을 들어 일중 수면-각성 리듬의 장애라고 하였다.

나르코렙시는 깨어있는 상태에서 정상적으로 유지되어야 할 망양계-피질의 각성 체계의 장애나 혹은 자가면역기전의 장애 때문이라는 설이 제시되기도 한다. 치료약물의 기전에 따라, 과도한 졸리움과 수면발작에는 도파민성, 콜린성 신경원의 장애가 탈력발작에는 세로토닌성 신경원의 장애가 제시되고 있으나 확립된 이론은 아직 없는 형편이다.

진단

탈력발작(갑자기 힘이 빠지는 현상)을 동반하는 주간의 과도한 졸리움이 적어도 6개월이상 지속되면 임상적으로 진단이 가능하다.

기면증의 ICSD진단기준 (347)

  • 과도한 졸리움이나 급작스러운 근육의 무력을 호소한다.

  • 적어도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거의 날마다 되풀이되는 낮잠이나 수면발작

  • 강한 감정과 관련된 급작스러운 양측성 근긴장의 소실(탈력발작 cataplexy)

  • 관련 양상은 다음과 같다.
    - 수면마비
    - 입면기 환각
    - 자동행동증
    - 주 수면삽화의 장애

  • 다음의 수면다원 검사 소견 중 하나 혹은 그 이상을 보인다.
    - 10분 이내의 수면잠복기
    - 20분 이내의 REM수면 잠복기
    - 수면잠복기 검사(MSLT)상 평균 5분 이내의 수면잠복기
    - MSLT상 2 혹은 그 이상의 수면시작 REM 기간(SOREMPs)

  • DR2 양성인 HLA형

  • 증상의 원인이 되는 어떠한 내과적 혹은 정신과적 장애가 없어야 한다.

  • 다른 수면장애가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장애가 증상의 일차적 원인이 되어서는 않된다. 예, 주기적 사지 운동증, 중추성 수면무호흡증 등

    ☞ 최소한의 진단기준: B와 C, 혹은 A와 D와 E와 G


임상 양상

야간수면의 분절(자주깨는 것)과 주간의 졸리움과의 관계는 분명하지 않다. 주간에 1시간 이상의 의도적인 낮잠을 자는 경우가 흔하다. 전형적으로 10-20분의 짧은 낮잠 후에 상쾌한 기분을 느끼고 일어나며 2-3시간 후에 이러한 양상이 되풀이 된다. 피동적인 상태 즉 강의를 듣거나 승객으로 자동차를 타고 갈 때 심한 졸리움을 느끼고 주의집중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졸리움을 덜 느낄 수 있으나 되풀이 되면 결국 참을 수 없는 졸리움을 느끼게 된다.

수면발작은 1-10분 지속되며 대화 중이거나 식사 중에도 순간적인 잠에 빠지기도 한다. 수면발작의 뒷배경에는 항상 졸리움이 있다.

탈력발작(근육의 힘이 갑자기 빠지는 것)은 정서적 자극에 의해 근육의 긴장도가 약화되거나 소실된다. 따라서 웃거나 화를 내거나 갑자기 무언가를 하려고 할 때 힘이 빠진다.

대개는 수초에서 수분간 지속하고 의식은 유지된다. 탈력발작은 REM수면 상태의 하향 운동기전의 무긴장기전이 주간에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된다. 수면마비는 입면과 출면시에 1-4분간 지속된다. 다른 사람이 깨우면서 쉽게 소실되는 것이 보통이다. 입면시의 생생한 환각현상 REM 활동의 비정상적인 증가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밖의 나르코렙시의 증상으로는 기억상실을 동반하는 자동행동증, 주간의 시력장애, 악몽, 우울증 등이 있을 수 있다.

경과 및 예후

질병의 경과와 예후는 만성적이다. 탈력발작, 입면기 혼각, 수면마비는 시간이 경과하면서 횟수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주간의 과도한 졸리움은 일생지속하기도 한다. 치료약물을 갑자기 끊으면 증상이 훨신 심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주의하여야 한다. 나이가 들면서 점차 경감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직업사고나 산업사고, 가정과 직장에서의 좌절, 학업성취에서의 실패 등이 나르코렙시의 부작용으로 나타난다.

치료

치료는 증상에 맞추어진 대증적인 것이다. 행동요법과 정신사회적 지지가 필요하다.

주간의 졸리움에는 amphetamine이나 일일 20mg(5-60mg)의 methylphenidate, 또는 일일 18.75 -112.5mg의 pemoline과 같은 흥분제를 사용한다. 카페인은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탈력발작에는 imipramine, clomipramine, protryptyline과 같은 Tricyclic antidepressants를 사용한다. MAOIs 역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type A inhibitor phenelzine(Nardil)은 탈력발작에 효과적이지만 type B selective inhibitor selegiline(Deprenyl)는 졸리움에 대해서만 효과가 있다고 한다.
β-adrenergic blocking 제제인 Viloxazine hydrochloride가 탈력발작에 효과적이고 Fluvoxamine, Zimeldine, Fluoxetine(Prozac)과 같은 SSRI는 제한적인 효과가 보고되었다.

나르커렙시의 행동요법은 약물치료 못지 않게 중요하다. Structured sleep schedule, 탄수화물을 피하고 카페인이나 초코렛을 피하는 Dietary factors, Physical activities가 alertness를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나르코렙시는 만성적인 질환이므로 정신사회적인 지지와 카운셀링이 중요하다. 대인관계, 결혼상태, 직업, 여가선용, 심리적 문제에서의 장애를 방지한다.

정리하면 장기적인 1) Patient education, 2) Self-Help groups, 3) Profesional agencies, 4) Couseling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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