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노렸나, 코레일 직원들 고객 가장해 ‘고객만족도’ 조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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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한국철도(코레일) 직원이 고객으로 가장해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부, 30명 문책 16명 수사의뢰 #작년에도 조작 정황…A등급 받아

국토교통부는 코레일의 고객만족도 조작 의혹에 따른 감사에서 208명 직원이 222건의 설문조사에 참여한 사실을 밝혀져 코레일에 ‘기관경고’ 조치를 하고 관련자 30명은 문책, 16명은 수사 의뢰했다고 19일 발표했다. 고객만족도 조사는 1년에 한 번씩 공공기관의 대국민 서비스 수준을 평가하는 조사다. 조사업체가 공기업, 준정부기관 등 320여개 공공기관(2019년 기준)을 대상으로 소비자에게 전화로 만족도를 묻거나 현장 설문으로 의견을 듣는다. 성적표는 경영실적 평가 지표로 활용돼 임직원 성과급에 영향을 미친다.

코레일에 대한 2019년 고객만족도 조사는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주관으로 전국 25개 기차역에서 올해 1월 13일부터 2월 1일까지 실시됐다. 국토부 조사결과 전국 12개 지역본부 중 8개 소속 직원들이 자체 경영실적 평가를 높게 받고 성과급을 많이 타기 위한 목적으로 직원 신분을 속이고 설문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했다. 직원이 참여한 설문조사는 전체 1438건 중 15.4%(222건)에 이른다.

이번 국토부 감사에서는 2018년도 이전 조사에도 일부 지역본부에서 설문 조작이 있었던 정황이 파악됐다. 하지만 ‘개인정보호법’ 등 규정에 따라 관련 자료는 이미 폐기돼 정확한 조사에는 한계가 있었다. 코레일은 2018년도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A등급을 받았다.

국토부 감사담당관은 “앞으로 감사결과는 기재부에 통보할 계획”이며 “기재부에서 올해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과정에 이번 감사결과를 반영해 코레일 임직원의 성과급에 대한 불이익 등 후속 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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