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균형잡는 제라늄

중앙일보

입력

향기는 흥분된 기분을 가라앉히고 우울한 기분을 상승시킨다. 향기의 이러한 독특한 효과를 ´균형효과´라고 하는데 지나차게 치우친 상태를 정상으로 되돌리는 조절기능이라고 볼 수 있다.

대표적인 향이 제라늄으로 이 향은 흥분되거나 불안한 상태를 진정시키며, 침체되고 우울할 때는 기분을 고양시킨다.

50대 초반의 여성 환자가 필자를 찾아왔다. 불면증과 우울증, 무감동증, 불안증이 주된 증세였다. 슬픈 얘기를 나누어도 울음이 나오지 않고, 텔레비젼의 웃기는 프로그램을 봐도 웃음이 나오지 않으며, 세상이 허무하고, 버스나 지하철을 탔을 때 사람들이 많은면 긴장되어 흥분한 상태에서 안절부절 못하곤 했다.

필자는 이 환자에게 유향과 제라늄, 버가못을 조향하였다. 마사지법과 램프확산법을 병행한 지 한달이 지나 후부터 증상이 호전되기 시작했다. 잠을 깊이 잘 수 있었으며, 고독감이 줄어들었고, 불안증이 진정되기 시작했고, 감정이 되살아났다.

버가못은 감귤의 일종으로 우울증에 잘 듣는 향유인데 광선과민성이 있어서 맛사지 할 때는 주의를 요한다. 제라늄은 균형을 잡아주는 향으로서 자율신경 실조현상이 동반된 우울증에 필수이다. 이처럼 향기는 일반 약물과 달리 일방성이 아니고 정반대의 현상도 동시에 작용하여 원상복귀시키는 미묘한 기능이 있다.

조성준 신경정신과 원장 조성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