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미국의 WHO 지원 중단, 취약국가 악영향"··· 러시아도 비난 가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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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보건기구(WHO) 자금 지원을 중단하기로 한 데 대해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 [연합뉴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 [연합뉴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5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현재 전 세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은 결정적인 시기"라고 밝힌 후 "미국의 결정은 WHO의 능력을 약화하고 방역에 있어 국제적인 협력을 해치는 것"이라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결정은 전 세계, 특히 취약한 국가들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은 미국의 발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덧붙였다. 그간 WHO가 신종 코로나 팬더믹으로 인한 국제 보건 위기에서 "대체 불가능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자오 대변인은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을 두고 "국제 방역 협력의 중심에 있었다"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그간 거브러여수스 총장이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호되게 비판받아온 것에 비하면 후한 칭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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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WHO에 대한 지원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WHO가 중국 정부의 발표를 그대로 믿고 거짓 정보를 제공했으며, 신종 코로나가 확산하고 있는데도 관련 정보 은폐에 가담했다는 이유에서다. 한마디로 '중국 편향적인 기구'란 비난이다. WHO 예산의 15%(지난해 기준 4억 달러)를 부담하고 있는 미국 정부의 이런 결정은 WHO에 매우 큰 충격일 수밖에 없다.

자오 대변인은 이런 미국이 "자신의 책임과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WHO의 방역 대책을 지지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하며 중국은 이미 2000만 달러(약 243억원)를 제공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러시아 역시 중국과 같은 목소리를 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번 결정은 미국이 매우 이기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어떤 비난을 받아도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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