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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먹인 김종인 "'탄돌이' 이어 '코돌이' 당선되면 나라 망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4ㆍ15 총선 선거운동 마지막날인 14일 미래통합당은 마지막 화력을 수도권에 쏟아부었다. 선대위 투톱인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황교안 대표는 서울에서, 유승민 의원은 경기 일대에서 종일 강행군을 펼쳤다. 강력한 리더십으로 ‘차르’라는 별명까지 있는 김 위원장은 이날 연설 도중 감정이 북받친듯 울먹이기도 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마치고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마치고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 대국민 기자회견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그는 “대통령이란 사람이 어제(13일) 수석회의에서 ‘코로나 속 대한민국 총선이 국제적 관심이다. 방역 한류 바람이 일어난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며 “믿어지지 않는 정신세계다. 문 대통령은 한번이라도 국민 앞에 진실한 적이 있었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2004년 총선에서 대거 국회에 들어온 소위 ‘탄돌이(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열풍으로 당선된 초선 의원)’들이 정치를 좌지우지한다. 코로나를 틈타서 ‘청와대 돌격대’, ‘코돌이’들이 대거 당선되면, 국회는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이 나라는 진짜 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선거는 나라가 살 수 있는 길로 돌아가는 마지막 출구다. 나라를 구하는 애국심으로 꼭 투표해달라”고 호소했다.

회견을 마친 김 위원장은 서울 11개 지역구 지원유세에 나섰다. 오전 10시 구로을(김용태 후보)에서 출발해 양천갑(송한섭)ㆍ동작을(나경원)ㆍ용산(권영세)ㆍ동대문갑(허용범)ㆍ광진갑(김병민)ㆍ광진을(오세훈)ㆍ강동을(이재영)ㆍ송파병(김근식)ㆍ종로(황교안)ㆍ성북을(정태근)까지 거치는 강행군이었다.

그는 유세 현장에서 "도둑 잡는 검찰을 도둑 떼가 때려 부수려고 한다. 한심해서 못 볼 정도"라며 "내일은 우리나라 공정과 정의를 바로잡는 날이다. 조국으로 대표되는 가짜 정의, 가짜 공정을 심판하는 날"이라고 강조했다. 종로 지원유세에서는 "나이가 여든인 제가 왜 이 선거에 뛰어들었느냐. 이 나라의 장래가 너무 한심해 보여서…"라며 목이 메인듯 울먹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통합당에 여러 문제가 있다. 하지만 차선이 안되면 차차선을 택해야 한다”고도 했다. “연설 도중 눈물을 흘린 이유가 뭐냐”고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야. 자연적으로…”라고 답했다.

황교안 대표 역시 새벽부터 자정까지 종로에서 총력 유세를 폈다. 오전 6시 30분 통인시장에서 일정을 시작한 황 대표는 오전 10시 보신각 앞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었다. 황 대표는 “민주당은 180석을 내다본다며 기고만장하고 있다. 나라를 망쳤는데도 (여당이) 180석이면 이 나라의 미래는 절망”이라며 “나라가 무너지는 것은 막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호소했다. “나라 걱정하는 분들은 한 분도 빠짐없이 투표장을 찾아달라”고 할 땐 신발을 벗고 큰절을 했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후보가 14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큰 절을 하며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오종택 기자

황교안 미래통합당 후보가 14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큰 절을 하며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오종택 기자

황 대표는 이후 종로구 일대를 서북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돌았다. 부암동ㆍ평창동에서 출발, 혜화동ㆍ숭인동ㆍ종로1~4가동ㆍ교남동까지 거친 뒤, 자택 인근인 명륜동ㆍ혜화동 인근에서 유세를 마무리했다.

유승민 의원은 선대위 투톱이 찾지 않은 경기 일대를 중심으로 지원유세에 나섰다. 안산단원을(박순자), 의왕과천(신계용), 광명갑(양주상)·을(김용태), 서울 강서갑(구상찬) 등이었다. 안산단원을에서 유 의원은 “정치 20년 하면서 이렇게 중요한 선거를 본 적이 없다. 민주당이 국회에서 180석을 차지하면 남은 문재인 대통령 임기 2년뿐 아니라 두고두고 소위 말하는 문재인 독재가 시작돼 아무도 말릴 수 없다”며 “막아주셔야 한다”고 호소했다.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은 ‘정권 견제론’을 설파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개헌 지지선 100석도 위태롭다는 건 엄살이 아니다. 지지층과 중도 계신 분들께 (민주당이) 의회마저 독점하면 민주주의가 운영되겠나 문제의식을 제기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고민정 후보가 당선되면 국민 100%에게 재난지원금을 주겠다”고 한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의 발언과 관련해선 “역대급 망언”이라고 공격했다. “재난 지원금이 국모 하사금이냐”면서다.

박형준 미래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왼쪽 둘째)과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둘째 칸 찍기' 캠페인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박형준 미래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왼쪽 둘째)과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둘째 칸 찍기' 캠페인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한편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은 이날 국회에서 ‘둘째 칸 찍기’ 합동 캠페인을 열고 ‘자매 정당’ 투표를 독려했다.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막아내고 견제하며 새 희망을 만들 수 있도록 내일 투표장에서 ‘미래’로 시작하는 ‘두번째 칸’을 선택해달라”고 말했다.

한영익ㆍ이병준ㆍ김홍범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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