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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대상 받은 기생충, 프랑스인들도 자국 영화처럼 여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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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필립 르포르 주한 프랑스 대사와 대사가 ’ 말썽쟁이“라고 소개한 반려묘 뉴턴. 김상선 기자

필립 르포르 주한 프랑스 대사와 대사가 ’ 말썽쟁이“라고 소개한 반려묘 뉴턴. 김상선 기자

“극단적 상황을 피할 수 있었던 한국은 전 세계적 본보기가 될만합니다. 무엇보다 한국의 의료진과 방역 당국의 노고에 찬사를 보냅니다.” 필립 르포르 주한 프랑스 대사의 말이다. 지난달 말 서울 서소문에 위치한 주한 프랑스 대사관을 찾았을 때,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사태와 관련, “(프랑스도)굉장히 어려운 상황이고, 모든 조치를 다 동원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프랑스의 파스퇴르 연구소 같은 기관도 감염병 백신 개발의 최첨단인 만큼, 한국과 협력할 여지가 크다고 본다”고 했다.

필립 르포르 주한 프랑스대사 #“한국 의료진·방역당국에 찬사 #문화적으로도 황금기 맞이한 듯”

지난해 9월 부임한 르포르 대사는 미국·러시아·일본 등에서 근무한 외교관으로, 1차 북핵 위기 때 한국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고 한다. 인터뷰 전, 한국어로 “어떤 음료수를 드시겠어요?”라고 묻고, 고양이 뉴턴을 안고선 “우리 고양이는 한국을 매우 좋아합니다”라고 인사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한국, 특히 대구와 경북 지역이 한창 고통받던 지난 1월 말, 르포르 대사는 대구시에 개인적인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도 보냈다고 한다. 그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했듯, 전 세계 각국의 연대와 협력이 절실한 때”라고 강조했다.

개인적으로 코로나19를 이겨내는 방법이 있다면.
“문화에서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와 같은 고전뿐 아니라 죠반니 보카치오의 『데카메론』, 에드가 앨런 포의 『적사병의 가면극』과 알레산드로 만조니의 『약혼자들』 등 팬데믹을 다룬 문학 작품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고전 문학뿐 아니다. 한국 연상호 감독의 영화 ‘부산행’의 팬인데, 프리퀄인 ‘서울역’도 인상 깊었다. 좀비나 팬데믹 등에 대처하는 인류의 모습이 잘 그려져 있다.”
한국 문화에도 관심이 깊다고 들었다.
“한국은 문화적으로 황금기를 맞이했다고 본다. 영화 ‘기생충’이 (프랑스) 칸영화제에서 (대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뒤 (미국) 아카데미 4관왕을 했다는 점에서도 그렇고, 프랑스인들은 ‘기생충’을 자국 영화처럼 소중히 여긴다. 다양한 한국의 문화 창작품이 프랑스에서 인정받고, 인기를 얻고 있다. 한국 문학 작품이 좀 더 번역되면 좋겠다. 이인화 작가의 『영원한 제국』 영어본을 읽고선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에 비견할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한국엔 사회 분열 상황 등 다양한 주제가 많이 있다. 한국만의 특수성에 전 세계적으로도 통하는 보편성을 갖춘 게 한국 문화의 힘이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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