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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도 가전·명품 장사 쏠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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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신세계백화점에서 고객이 가전제품을 보고 있다. [사진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에서 고객이 가전제품을 보고 있다. [사진 신세계백화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에도 백화점의 명품과 가전 매출은 오히려 전년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 업계에선 “올봄 결혼을 계획했던 예비부부 중에는 결혼식은 미루면서도 혼수는 예정대로 구매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결혼 미뤄도 혼수 예정대로 준비” #백화점 전체 매출은 줄었지만 #시계·보석·가전 20~30% 증가 #제주 호텔 허니문 예약도 늘어

12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정기세일 매출은 지난해 세일 기간보다 15.4% 감소했다. 여성 패션은 34.6%, 남성 스포츠와 잡화 부문은 각각 17%씩 매출이 줄었다. 반면 해외 패션(4.7%)과 가전(62.6%)에선 매출이 늘었다. 특히 최상위급 브랜드가 속한 ‘해외 부티크’ 매출은 5.4%, 해외 시계·보석 부문은 27.4% 증가했다. 매출이 급증한 품목은 예비부부의 혼수로 인기가 많은 브랜드로 알려졌다.

다른 백화점도 비슷한 상황이다. 현대백화점의 지난 3~7일 정기세일 매출은 지난해 세일 기간보다 12.6% 줄었다. 하지만 명품과 리빙 부문 매출은 각각 5.3%와 8.8% 늘었다. 특히 혼수품으로 꼽히는 보석(28.7%)과 가전(30.7%)의 매출 증가폭이 컸다. 신세계백화점에선 지난달 중순을 고비로 가전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달 1~15일 가전 매출은 18.9% 감소했지만 16~31일에는 34.4% 증가했다. 가전 구매 고객 중 41.4%가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와 비슷한 연령인 20~30대였다.

백화점 웨딩멤버십에 가입하는 고객도 많이 늘었다. 웨딩멤버십은 결혼 9개월 전부터 구매한 금액을 합산해 금액대별로 상품권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제도다. 여기에 가입하려면 청첩장 사본이나 예식장 계약서 등을 제출해야 한다.

롯데백화점에선 지난 2월 3560명이 ‘웨딩 마일리지’에 가입했다. 백화점이 내부적으로 목표한 인원보다 30% 많았다. 이 백화점에서 웨딩 마일리지 고객의 매출은 목표액을 71% 넘어섰다. 롯데는 이달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1030명)의 두 배 수준인 2000명가량이 가입할 것으로 예상한다. 현대백화점에선 1분기(1~3월) 더클럽웨딩의 매출이 14.1%(전년 동기 대비) 늘었다.

롯데호텔은 신혼여행 패키지 상품을 내놨다. [사진 롯데호텔]

롯데호텔은 신혼여행 패키지 상품을 내놨다. [사진 롯데호텔]

통계청이 집계한 혼인 건수는 2013년 32만 건에서 지난해 24만 건으로 줄었다. 하지만 백화점에서 혼수를 장만하려는 고객은 오히려 많아졌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초혼 연령은 남자 33.4세, 여자 30.6세로 10년 전보다 2세가량 높아졌다. 백화점 업계에선 예비부부의 나이가 다소 많아진 것과 동시에 구매력도 향상됐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롯데백화점에서 웨딩멤버십 매출액 상위는 삼성·LG전자 등 가전과 불가리·티파니·카르티에 등 해외 명품이 차지했다.

현종혁 롯대백화점 마케팅부문장은 “코로나19로 소비심리는 위축됐지만 웨딩멤버십 가입자 수 증가와 맞물려 혼수용 가전과 해외 패션 매출은 신장했다”며 “이달에도 웨딩 프로모션을 추가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전반적인 여행 수요는 크게 위축했지만 신혼여행지로 제주도를 선택하는 예비부부는 많아졌다. 주요 해외 관광지의 한국인 입국 제한 등으로 사실상 해외 신혼여행이 어려워진 탓이다. 롯데호텔제주에선 지난달 신혼 여행객 문의 건수가 전달보다 약 35% 늘었다. 제주신라호텔에선 이번 달 스위트 허니문 패키지의 판매량이 지난달의 두 배 이상이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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