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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공항, 임시격리자에 '골판지 침대' 제공…"코로나 더 퍼질듯"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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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네티즌들이 SNS에 올린 나리타공항의 모습. 트위터 캡처

일본 네티즌들이 SNS에 올린 나리타공항의 모습. 트위터 캡처

일본 도쿄 나리타공항이 입국자들을 위한 임시격리 시설로 '골판지 침대'를 제공해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10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나리타공항에서 입국자들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격리 목적으로 '골판지 침대'를 제공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현장 사진을 첨부하며 "오늘은 여기서 잔다. 검사 결과 나올 때까지 나올 수 없다"고 적었다. 사진에 따르면 골판지 침대는 입국 후 수하물을 찾는 컨베이어 벨트 공간 옆에 2m도 채 되지 않는 간격으로 촘촘하게 배열돼 있다.

또 다른 SNS 이용자는 "다들 감염자가 있으면 큰일나겠다며 벌벌 떨고 있다. 이 정부는 감염되지 않은 사람들도 감염시킬 셈인가"라며 일본 정부의 이 같은 격리 방침을 지적했다.

입국자들은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을 때까지 이 공간에서 일정기간 머물러야 한다. 절차는 통상 하루, 이틀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일본 구마모토(熊本)현 연쇄 강진 때 피난민들을 위해 제공된 '상자 침대'. 도쿄TV=뉴시스

2016년 일본 구마모토(熊本)현 연쇄 강진 때 피난민들을 위해 제공된 '상자 침대'. 도쿄TV=뉴시스

한편 지진 등 재해가 자주 발생하는 일본은 피해가 발생할 때마다 피난민들에게 이 같은 간이 침대를 제공해왔다. 이는 체육관 바닥 등에서 담요 등을 깔고 자야 하는 피난 생활로 '이코노미석 증후군' 등 정신적, 신체적 스트레스를 겪는 피난민들을 돕기 위해 고안됐다.

일본의 골판지 침대는 지난해에도 한 차례 화제가 된 바 있다. 2020 도쿄올림픽 선수촌에 골판지 침대를 공급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당시 환경보호 취지를 칭찬하는 사람들도 있었으나 이를 직접 사용해야하는 선수들을 배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나리타공항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오는 12일부터 활주로 2개 중 1개를 일시 폐쇄한다. 악천후나 사고, 점검 이외의 사유로 나리타공항이 활주로를 폐쇄하는 건 공항이 처음 생긴 1978년 이후 처음이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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