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에서 경기 의정부갑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문석균 후보가 홍보 유튜브를 통해 부친인 문희상 국회의장을 '공개 소환'했다. 문 후보는 그동안 '내 나이가 50이다, 세습 아니다' 등의 발언으로 지역구 세습 논란을 회피해왔다.
8일 유튜브 문석균TV 채널에 따르면 문 의장이 출연한 동영상은 전날인 7일 등록됐다. 문 의장이 아들 문 후보의 유튜브 동영상에 출연한 건 '레몬 챌린지'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자는 의미에서 일각에서 확산하고 있는 '레몬챌린지'는 참여자가 레몬을 먹은 뒤 코로나19 이름에서 착안한 19만원을 기부하고, 다음 주자를 지목하는 식으로 이어진다.
문 후보는 지난 4일 자신의 레몬챌린지 동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렸다. 그는 캠페인을 마치고 "다음 주자를 지목하겠다"며 "아들 정치하는데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아빠찬스라고 괴롭힌 저의 아버지를 지목하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지난 1월 11일 경기 의정부에서 진행한 자신의 북콘서트에서 "아버지의 길을 걷겠지만 '아빠찬스'는 단호히 거부하겠다"고 말했다. 또 "제 나이가 올해 쉰 살"이라며 "쉰 살이나 돼서 세습이니, 아버지 뜻으로 하는 것처럼 말하면 정말 섭섭하다"고 말하는 등 지역구 세습 논란에 반발해왔다. 문 의장의 후광을 거부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던 것과 달리 이번엔 아버지를 직접 자신의 홍보 채널에 호출한 셈이다.
문 후보로부터 '레몬 챌린지' 다음 주자로 지목받은 문 의장은 7일 문석균TV에 등장해 "제 아들 문석균의 지목으로 레몬챌린지를 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문 의장은 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애비를 엿먹이기 위해서 (레몬챌린지를) 공개적으로 시키는 것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문 후보의 유튜브 홍보 채널에 아버지 문 의장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문 후보는 지역구 세습 논란이 일자 자진해서 사퇴했으나,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며 입장을 선회했다. 문 후보는 현재 더불어민주당이 의정부갑에 전략공천한 오영환 후보와 경쟁하고 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