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의학기술 획기적 발전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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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센서가 설치된 환자용 치료시설 덕분에 중환자실이 없어지고 당뇨병 환자 체내에 삽입, 필요할 때 적정량의 인슐린을 자동적으로 공급해주는 것이 가능할까?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MJ·British Medical Journal)은 11일자 최신호에서 향후 20년 동안 의학분야의 발전이 지난 2천년 동안보다 더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같은 획기적인 일이 결코 공상이 아니라 조만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 잡지와 함께 신기술개발과 의학분야의 발전에 관한 특집기사를 다룬 미국의학협회저널(JAMA·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의 토머스 리어든 박사는 21세기 의술은 질병의 진단·치료에서 질병의 예방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하면서 “치료가 최종 목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저널에 실린 논문들이 꼽은 의학분야의 발전상은 한마디로 일반적인 질병을 앓는 사람들의 생활이 보다 나아지고 편해진다는 것.

캘리포니아 소재 미래연구소(Institute for the Future)의 찰스 윌슨(Charles Wilson) 박사는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지금은 공업분야에서 활용되는 다양한 센서들이 21세기 치료법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예를 들어 과민성 배변 장애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장(腸) 센서를 통해 급한 설사를 일으킬 징후를 미리 감지, 피하(皮下)에 주입된 약물 주머니를 눌러 막을 수 있게 된다. 누가 자리에 않든 자동적으로 소변 검사를 통해 혈당, 박테리아 감염 여부 등을 알아내 병원으로 알려주는 화장실은 이미 일본 과학자들에 의해 개발중이다. 또 실험실에서 실시되던 각종 테스트도 환자들이 몸에 입거나 환자 체내에 부착되는 센서를 통해 자동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병원의 침대나 수술대 역시 각종 센서가 부착된 환자용 첨단 치료대로 대체될 것이라고 윌슨씨는 전망했다. 이들 센서를 통해 수술중 혈액 흡입, 산소공급 등이 자동적으로 이뤄지고 수술후 회복기의 수액 공급도 가능해져 궁극적으로 병원의 중환자실도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때마다 혈액검사를 해야하는 당뇨병 환자들을 위해선 정기적으로 혈당치를 측정하는 피하 센서나 전기 충격을 통해 모공을 확대, 체혈하는 손목시계형 장치도 개발중이다. 매일 인슐린 주사를 맞는 대신 체내에 삽입, 필요할 때 적정량의 인슐린을 공급해주는 인슐린 저장 주머니도 등장할 수 있다. 의료진들은 이 같은 신기술은 당뇨병 환자들의 생활을 더 편하게 해줄뿐 아니라 치명적인 합병증 발병을 막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밖에 달팽이관 이식술 등 현재엔 부유층 등 극히 일부 사람이 누리고있는 첨단의학기술도 보편화될 전망이다.

윌슨 박사는 “의학기술의 발전은 부유층의 전유물이 아니다. 신기술을 이용한 치료법은 가격도 저렴해지고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부유층은 나머지 계층보다 항상 더 많은 것을 갖겠지만 신기술 분야에서 만큼은 그 격차가 줄어들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http://dailynews.yahoo.com/h/nm/19991112/tc/health_technology_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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