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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어둠에 맞서자" 인도 전역 뒤덮은 촛불 물결

중앙일보

입력

지난 5일 촛불켜기에 동참한 인도의 한 아파트. EPA=연합뉴스

지난 5일 촛불켜기에 동참한 인도의 한 아파트. EPA=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희망의 불빛이 인도 전역을 뒤덮었다. 수백만 명의 인도 국민은 집 안의 불은 모두 끄고, 촛불이나 손전등과 휴대전화 등을 켜놓은 채 발코니에 서서 코로나19 극복을 염원했다.

모디 총리도 촛불 켜고 인증샷

5일 오후 9시 인도 국민들은 9분 동안 집안의 불을 끄고 촛불과 램프를 켠 채 발코니로 나왔다. 촛불 켜기에 동참하며 코로나19 극복을 염원한 인도 국민들의 모습. AP=연합뉴스

5일 오후 9시 인도 국민들은 9분 동안 집안의 불을 끄고 촛불과 램프를 켠 채 발코니로 나왔다. 촛불 켜기에 동참하며 코로나19 극복을 염원한 인도 국민들의 모습. AP=연합뉴스

CNN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오후 9시 인도 전역의 가정집은 일순간 어둠으로 뒤덮였다. 집을 환하게 비추던 조명 대신 어두운 밤을 밝힌 건 촛불이나 램프·손전등이었다.

별처럼 빛나는 불빛 아래 시민들은 발코니로 나와 이웃과 함께했다. 이웃과의 연대를 통해 코로나19를 극복하겠다는 국민적 단결 의지를 확인한 것이다.

밤새 인도인들은 촛불을 밝힌 사진을 SNS에 공유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람 나트 코빈드 대통령이 관저에서 촛불을 밝힌 모습이 담긴 사진도 공개됐다.

인구 13억에 확진자는 3588명 

6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도 트위터를 통해 이벤트 참여를 인증했다. 트위터 캡처

6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도 트위터를 통해 이벤트 참여를 인증했다. 트위터 캡처

이번 이벤트는 모디 총리의 제안으로 시작했다. 지난 3일 모디 총리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어둠에 함께 맞서자. 모든 인도인이 이 싸움에서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며 촛불 이벤트 참여를 독려했다.

모디 총리는 지난달에도 이와 비슷한 국민 이벤트를 제안했다. 발코니에 나와 의료진을 격려하는 박수를 치자는 것이었다. 박수 이벤트는 지난달 22일 오후 5시에 전국에서 이뤄졌다.

한편 일각에선 이번 이벤트가 모디 총리의 정치적 계산에서 기획된 것이라고 비판한다.

지난달 25일 모디 총리는 예고 없이 전국에 3주간 봉쇄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국민 수백만 명의 발이 묶였고, 음식을 구하지 못해 혼란이 빚어졌다. 뉴욕타임스(NYT)와 BBC 등은 모디 총리가 코로나19로 위기에 봉착한 국민의 불안과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이벤트를 만든 것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있다고 전했다.

존스홉킨스대 코로나19 통계 사이트에 따르면 6일 오전 9시 기준 인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3588명이며 누적 사망자는 99명이다. 이 수치에는 지난달 인도 뉴델리의 한 지역에서 열린 이슬람 집회로 인한 추가 확진자가 약 500명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가디언 등 외신은 인도의 코로나19 통계에 의구심을 보낸다. 지금까지 인도에서 실시된 코로나19 검사가 대략 4만 7000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13억이라는 인도의 인구를 떠올리면 터무니없이 적은 수치다. 인도 뭄바이의 다라비 슬럼을 비롯해 백만명에 가까운 인구가 밀집한 빈민촌의 비위생적인 환경도 인도의 코로나19 집단 감염의 우려를 낳고 있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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