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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빵’ 백희나 작가, 아동문학계 노벨상 ‘린드그렌상’ 수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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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빵의 백희나 작가가 31일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 문학상’(ALMA)을 수상했다. 사진 ALMA 웹사이트 캡처

구름빵의 백희나 작가가 31일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 문학상’(ALMA)을 수상했다. 사진 ALMA 웹사이트 캡처

그림책 『구름빵』의 백희나 작가가 31일(현지시간)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 문학상’(ALMA)을 수상했다.

ALMA는 이날 공식 웹사이트에서 백 작가의 수상 소식을 전했다. ALMA 심사위원장은 백 작가의 책에 대해 “고독과 연대에 대한 이야기”라며 “감각적이고, 아찔하며, 날카롭다”고 비평했다. 상금은 50만 달러(약 6억1200만원)다.

이 상은 『말괄량이 삐삐』를 쓴 스웨덴의 대표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02년 스웨덴 정부가 제정한 상이다. 올해 67개국에서 240명의 후보가 올랐다.

ALMA는 “백 작가는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책 작가 중 한 사람”이라며 “수제 미니어처 인형과 조명, 사진을 특징으로 독특한 비주얼 스타일을 지닌 작가”라고 소개했다.

백 작가는 2005년 『구름빵』(2003년 출간)으로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 ‘픽션 부분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면서 이름을 알렸다. 이 작품은 10여개 나라에서 번역돼 출간됐고 텔레비전 시리즈와 뮤지컬로도 제작돼 인기를 끌었다.

2012년과 2013년에는 『장수탕 선녀님』으로 한국출판문화상과 창원아동문학상을 동시에 수상했고, 2017년 출간한 『알사탕』은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 어너리스트(Honour List) 도서에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구름빵』은 다양한 형태로 가공돼 대표적인 ‘원소스 멀티유즈’(OSMU) 성공 사례로 자주 언급돼왔다.

그러나 출간 당시 신인 작가이던 백 작가는 원고를 넘기면서 저작권을 일괄 양도하는 ‘매절계약’을 맺어 정작 백 작가에게 돌아간 수익은 많지 않았다.

당시 출판사와 맺은 조항 중 ‘저작인격권을 제외한 저작 재산권 등 일체의 권리를 한솔교육에 양도한다’는 부분이 문제가 됐다.

이 때문에 백 작가가 받은 돈은 850만원에 불과했고 이후 받은 지원금을 모두 포함해도 2000만원이 채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이 알려지면서 출판계의 불공정 계약 관행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지난 1월 항소심은 원심에 이어 원고 패소 판결했다.

법원 판결 후 백 작가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법이 창작자의 희망을 저버리고 기업의 손을 들어줬다”며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가보겠다. 응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굳은 의지를 전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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