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힘든 인천 시민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드리고 싶었다.”
인천에서 면마스크 제작 봉사활동 #유도훈 감독 등 하루에 3명씩 참여 #홀몸 어르신, 취약계층에 전달 #"자리 한번 안 뜨고 열심히 했다"
남자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 유도훈(53) 감독이 면 마스크 제작 봉사활동에 참여한 뒤 웃으며 말했다.
전자랜드 유 감독, 가드 정영삼(36), 포워드 이대헌(28)은 30일 오전 9시30분부터 2시간반 동안 인천시 계양구 자원봉사센터에서 ‘코로나19 예방 건강마스크 만들기’에 참여했다.
2019-20시즌 남자프로농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4일 조기종료했다. 전자랜드 선수단은 이날부터 5일간, 3명씩 한개조로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 봉사활동에 참여한다. 면 마스크는 홀몸 어르신, 취약계층 등 마스크가 꼭 필요한 주민들에게 전달된다.
유 감독은 “온 나라와 국민이 힘든 상황이다. 전자랜드 농구단의 첫번째 본분은 팬들에게 좋은 농구를 보여주는건데, 시즌이 조기종료됐다. 우리가 할 수 있는것을 찾다가,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인천지역사회에 되갚기 위해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자랜드 선수단은 사전에 발열체크를 했고, 개인위생을 철저히하며 봉사활동에 임했다. 손을 자유자재로 쓰는 가드 출신 유 감독에게도 면 마스크 제작은 쉬운 일은 아니었다.
유 감독은 “약 20개 공정을 거쳐 마스크 한 개가 나오더라. 보통 하루에 700~1000개를 제작하는데, 오늘 오전에 300개 정도 만든 것 같다”며 “익숙한 주민들과 디자인학과 학생들이 재봉틀 작업을 했다. 난 천을 자르고, 끼우고, 뒤집었다. 영삼이와 대헌이는 천을 다림질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농구장 밖에서는 고급인력은 아니었다. 가장 쉬운 일만했다. 그래도 자리 한번 안뜨고 열심히했다”며 웃었다.
정영삼은 “요즘 마스크가 ‘금 마스크’라 불리더라. 초등학생 아들과 딸이 약국에 줄을 서서 2장씩 받아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에게 갖다드린다. 나도 집에서 면 마스크를 빨아서 쓰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마스크 제작에 참여할 수 있어 기뻤다. 천을 평평하게 펴는 작업을 했는데, 혹시 우리 때문에 작업량이 밀릴까봐 더욱 열심히 했다”고 했다.
2007년부터 전자랜드에서만 13시즌 뛴 ‘원클럽맨’ 정영삼은 “전자랜드와 인천시민분들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시즌이 조기종료돼 아쉬운 면도 있지만, 지금은 농구보다 국민들의 건강이 우선”이라고 했다.
이대헌은 “유도훈 감독님은 뭐든 잘하시더라. 난 다림질을 처음 해봐서 서툴렀다. 나중에는 노하우가 생겼고 재미있어 시간가는 줄도 몰랐다”고 했다. 내일 오후에도 유 감독, 정영삼과 함께 마스크 제작에 참여하는 이대헌은 “내일은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4월 3일까지 총 세차례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이대헌은 “한 번, 두 번도 아닌 세 번이나 참가할 수 있어 뜻깊다. 앞으로 일상생활에서도 다림질은 정말 잘할 거 같다”며 웃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