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건강한 가족] 또래보다 키 작은 아이, 원인별 맞춤형 치료 가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5면

전문의 칼럼 강유선 일산차병원 성장클리닉 교수

아이의 신장이나 체중을 재는 것은 아이의 건강을 확인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다. 그런데 간혹 아이의 키가 또래보다 작아 건강에 이상이 있는 건 아닌지 걱정하는 부모가 적지 않다.

 의학적으로 저신장은 같은 성별·연령 100명 중 평균 신장 기준으로 가장 작은 1~2명 안에 들거나 100명 중 키가 작은 3명 이내에 드는 경우(3백분위수 이하)를 말한다. 만 7세의 경우 남아는 1m13.1㎝, 여아는 1m12.2㎝ 이하가 저신장에 속한다.

 저신장 치료에서 가장 관심이 높은 것은 성장호르몬 요법이다. 하지만 모든 아이에게서 효과를 기대할 순 없다. 현재까지 성장호르몬의 치료 효과가 연구결과로 확인된 성장 장애는 ▶성장호르몬 결핍증 ▶터너증후군 ▶만성 신부전증

▶프래더 윌리 증후군 ▶키가 3백분위수 이하인 특발성 저신장증 등 병적인 원인이 대부분이다.

 정상적인 상황에서의 저신장은 ‘가족성 저신장’과 ‘체질성 성장지연’이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성장호르몬 치료로 최종적인 키의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학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물론 이들 중 특발성 저신장증을 잘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성 저신장은 부모 중 한 명 혹은 양쪽이 키가 작고, 아이의 최종 성인 키도 작은 경우다. 성장 속도가 정상이고, 골 연령도 아이의 나이와 비슷하다. 또 유전적 영향으로 또래보다 항상 작게 자라지만, 사춘기는 다른 아이들과 비슷한 시기에 시작해 사춘기 급성장을 해도 성장 격차를 따라잡지 못한 채 성장기가 끝난다. 반면에 체질성 성장지연은 성장 속도는 정상이지만 체질적으로 성장이 늦게까지 나타나는 것이다. 골 연령은 나이에 비해 2년 정도 어리며 사춘기도 남녀 모두 2~4년 정도 늦게 시작한다. 아버지나 어머니에서 동일한 성장 패턴이 있는 경우가 많다. 현재의 키는 또래보다 작지만 성인이 됐을 때 정상 범위에 도달한다.

 저신장이 의심되거나 성장에 영향을 끼치는 사춘기 변화를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해서는 소아내분비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을 권한다. 병원을 방문하면 아이의 과거 성장 패턴과 가족력 확인 및 신체 검진, 골 연령 측정을 통해 아이의 성장 상태를 평가한다. 성장에 장애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측정한 각종 호르몬 수치를 바탕으로 저신장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치료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