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강유선 일산차병원 성장클리닉 교수
아이의 신장이나 체중을 재는 것은 아이의 건강을 확인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다. 그런데 간혹 아이의 키가 또래보다 작아 건강에 이상이 있는 건 아닌지 걱정하는 부모가 적지 않다.
의학적으로 저신장은 같은 성별·연령 100명 중 평균 신장 기준으로 가장 작은 1~2명 안에 들거나 100명 중 키가 작은 3명 이내에 드는 경우(3백분위수 이하)를 말한다. 만 7세의 경우 남아는 1m13.1㎝, 여아는 1m12.2㎝ 이하가 저신장에 속한다.
저신장 치료에서 가장 관심이 높은 것은 성장호르몬 요법이다. 하지만 모든 아이에게서 효과를 기대할 순 없다. 현재까지 성장호르몬의 치료 효과가 연구결과로 확인된 성장 장애는 ▶성장호르몬 결핍증 ▶터너증후군 ▶만성 신부전증
▶프래더 윌리 증후군 ▶키가 3백분위수 이하인 특발성 저신장증 등 병적인 원인이 대부분이다.
정상적인 상황에서의 저신장은 ‘가족성 저신장’과 ‘체질성 성장지연’이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성장호르몬 치료로 최종적인 키의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학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물론 이들 중 특발성 저신장증을 잘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성 저신장은 부모 중 한 명 혹은 양쪽이 키가 작고, 아이의 최종 성인 키도 작은 경우다. 성장 속도가 정상이고, 골 연령도 아이의 나이와 비슷하다. 또 유전적 영향으로 또래보다 항상 작게 자라지만, 사춘기는 다른 아이들과 비슷한 시기에 시작해 사춘기 급성장을 해도 성장 격차를 따라잡지 못한 채 성장기가 끝난다. 반면에 체질성 성장지연은 성장 속도는 정상이지만 체질적으로 성장이 늦게까지 나타나는 것이다. 골 연령은 나이에 비해 2년 정도 어리며 사춘기도 남녀 모두 2~4년 정도 늦게 시작한다. 아버지나 어머니에서 동일한 성장 패턴이 있는 경우가 많다. 현재의 키는 또래보다 작지만 성인이 됐을 때 정상 범위에 도달한다.
저신장이 의심되거나 성장에 영향을 끼치는 사춘기 변화를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해서는 소아내분비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을 권한다. 병원을 방문하면 아이의 과거 성장 패턴과 가족력 확인 및 신체 검진, 골 연령 측정을 통해 아이의 성장 상태를 평가한다. 성장에 장애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측정한 각종 호르몬 수치를 바탕으로 저신장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치료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