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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자 2280명 뿐" 北의 여유? 코로나 걱정에 '현금 소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 12일 공개한 사진으로, 함흥시에서 방역요원들이 버스 내부까지 소독작업을 벌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 12일 공개한 사진으로, 함흥시에서 방역요원들이 버스 내부까지 소독작업을 벌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북한 노동신문 등 관영매체가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과 관련해 “평안남도, 평안북도, 양강도, 나선시 등 전국적으로 2280여 명의 의학적 감시 대상자(격리자)들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이상증세가 없는 사람에 대한 격리 해제 조치가 진행 중”이라며 “전국적으로 남아있는 2280여 명의 의학적 감시 대상자에 대한 검병·검진과 생활보장사업도 더욱 면밀히 짜고 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 사태 여유보이면서도 한편으론 방역 장기화 대비

북한이 그간 지역별로 격리 또는 해제된 인원을 언급한 적은 있지만 전국적으로 남아 있는 격리 규모를 밝힌 건 처음이다. 그동안 격리한 총인원은 밝히지 않은 채 2280여 명 가량의 격리자만 남았다고 보도하면서, 코로나19 방역 상황이 안정돼 있음을 외부에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노동신문은 지난 20일에도 “평안남도와 평안북도에서 각각 1500여 명, 1090여 명을 추가로 격리 해제시킨 것을 비롯해 각 도에서 바이러스 감염 증세가 없는 사람들을 연이어 격리 해제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간 북한 매체 보도에 따르면 현재까지 북한이 격리 해제한 인원은 약 8400여 명 가량으로 추산된다.

김일성종합대학 생명과학부 강좌장 김영조는 6일 조선중앙TV 인터뷰에서 손을 씻지 않을 경우 손바닥에 보통 6만개 세균이 있다고 설명하면서 휴대전화 소독을 당부했다. [연합뉴스]

김일성종합대학 생명과학부 강좌장 김영조는 6일 조선중앙TV 인터뷰에서 손을 씻지 않을 경우 손바닥에 보통 6만개 세균이 있다고 설명하면서 휴대전화 소독을 당부했다. [연합뉴스]

하지만 북한은 자국이 ‘코로나 청정지대’임을 부각시키면서도 방역 장기전에 대비하는 모습도 보였다. 통신은 이날 국가비상방역사업의 실태를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총화회의가 화상회의 형태로 정상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방역사업이 ‘장기성’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총화회의에서 전염병의 유입경로에 대한 차단봉쇄, 검병검진, 검역 등 방역사업에서의 성과와 결함들이 심도있게 분석총화되고 필요한 대책들이 강구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북한이 중앙은행에서 현금을 통한 코로나19 전파를 막기 위해 ‘현금 소독 사업’을 벌이는 상황도 공개됐다. 노동신문은 이날 “금고에 보관돼 있는 현금에 대하여 자외선 소독을 철저히 진행하고 있으며 소독액이나 90% 이상의 알코올로 금고 소독사업을 매일 3차례 이상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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