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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중 워셔액 머리아프다 했더니…10개 중 6개 함량 표기 X

중앙일보

입력

워셔액 주입. 사진은 기사와 상관 없습니다. 사진 현대모비스.

워셔액 주입. 사진은 기사와 상관 없습니다. 사진 현대모비스.

자동차 워셔액(세정액)에는 에탄올이 평균 33.5% 들어있지만, 절반 이상이 용기에 함량을 표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소비자원이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워셔액 20개 제품에 대해 안전 실태조사를 한 결과 에탄올 함량은 평균 33.5%였지만, 13개(65.0%) 제품이 함량을 표시하지 않았다. 함량을 표시한 7개 제품 중에서도 1개 제품만 표시 함량과 실제 함량이 일치했다. 나머지 6개 제품은 표시 함량이 실제 함량과 최대 14.1%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워셔액은 운전자가 차량 주행 중 시야 확보를 위해 자동차 앞ㆍ뒤 유리창을 닦을 때 쓰는 세정액으로 자동차 주행에 필수인 소모품이다. 워셔액은 물(60~70%), 알코올(30~40%), 계면활성제(5% 미만) 등으로 구성된다. 이외에 금속 부식을 예방하기 위한 방청제나 발수 코팅을 위한 화학 성분, 음용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색소 등이 첨가되기도 한다.

이 가운데 알코올은 워셔액의 부패나 동결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는데 기존에는 메탄올을 주로 썼지만, 인체 유해성 문제로 에탄올로 대체됐다. 메탄올은 산업용 용제나 세척제로 쓰이는데 흡입ㆍ섭취하거나 피부에 접촉할 경우 신체에 흡수돼 시신경 장애, 간독성, 신장 독성, 중추 신경계 및 생식 기능의 이상을 유발할 수 있다. 이를 대체한 에탄올은 흡입할 경우 졸음 또는 현기증을 유발하고, 접촉 시에는 심한 눈 자극을 유발한다.

조사한 제품은 모두 워셔액 안전 기준(메탄올 0.6% 이하)에 적합했지만, 20개 중 5개 제품(25.0%)은 품명, 모델명, 제조 연월 등 ‘일반 표시사항’ 중 1개 이상을 표시하지 않았다. 1개 제품(5.0%)은 ‘자가검사번호’(공인 인증기관에서 메탄올 함량 등 자가검사를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해주는 인증번호)를 표시하지 않았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표시기준에 부적합한 제품에 대한 표시 개선을 권고했고, 해당 업체들은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 또 환경부에는 워셔액의 에탄올 함량 표시를 의무화하고 워셔액에 대한 표시 관리ㆍ감독 강화를 요청할 계획이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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