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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 무제한 양적완화, 美 증시 아닌 아시아 증시에 ‘약발’

중앙일보

입력

아시아 금융시장이 간만에 웃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꺼내 든 ‘무제한 양적 완화’ 카드가 미국 주식시장에 먹히지 않았지만, 아시아 증시엔 약효가 있었다.

24일 오전 10시 40분 현재 코스피는 하루 전과 비교해 80.79포인트(5.45%) 1563.25로 거래 중이다. 장 시작과 함께 90포인트 가까이 오르며 5%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1500선을 단숨에 회복했다.

24일 일본 도쿄 시내 증시 전광판. 닛케이 225지수가 상승하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일본 도쿄 시내 증시 전광판. 닛케이 225지수가 상승하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연합뉴스

같은 시각 일본 닛케이 225지수도 전일 대비 827.04포인트(4.90%) 상승하며 1만7714.82를 가리키고 있다. 역시 5%에 육박하는 반등세를 보였다. 4거래일 만에 1만7000선을 회복했고, 이제 1만8000선을 노리는 중이다. 대만 자취안 지수도 하루 전과 견줘 396.70포인트(4.46%) 상승하며 9286.73에 거래되고 있다. 홍콩 항셍지수도 3% 넘게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팔자’ 일변도였던 아시아 주식시장에 훈기가 오랜만에 찾아왔다. 그동안 주가 하락 폭이 과다했다는 투자자 인식, 23일(현지시간) Fed가 발표한 무제한 양적 완화 덕분이다.

Fed는 미국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추가로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한도액을 밝히지 않았다. “시장 기능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필요한 만큼”이라고 했다. 시장에 풀려있는 채권과 MBS를 사들이고 대신 달러를 ‘살포’하는, 말 그대로 무제한 양적 완화다. 107년 Fed 역사에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파격적 조치다.

이런 Fed의 파격에도 미국 증시 반응은 차가웠다. 미국 상원 문턱을 넘지 못한 트럼프 행정부 2조 달러(약 2500조원) 부양책에 대한 실망감이 커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Fed의 ‘바주카포’에도 미국 증시는 하락 마감했다”고 전했다. 그날 다우존스(-3.04%), S&P 500(-2.93%), 나스닥종합(-0.27%) 등 미국 주요 지수가 동반 하락했다. 대신 Fed의 ‘달러 바주카포’는 바다 건너 아시아 증시에서 효과를 봤다.

하지만 이 봄바람이 지속하긴 어려운 환경이다. 국제금융센터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기업 신용 위험 증가로 당분간 전 세계적인 달러화 수요 증가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당장 돈이 급한 기업ㆍ금융사에서 현금화가 쉬운 주식을 팔고 달러를 손에 쥐려는 흐름이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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