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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94 마스크 뜯으니 키친타월···포장지까지 감쪽같이 속였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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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마스크 사진. [사진 수원중부경찰서]

가짜 마스크 사진. [사진 수원중부경찰서]

자신들이 직접 만든 가짜 KF94 마스크 포장지에 키친타월을 넣고 정상 마스크인 것처럼 꾸며 판매한 일당이 검찰에 넘겨졌다.

경기 수원중부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30대 A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24일 밝혔다. 또 공범 20대 B씨 등 9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A씨 일당은 이달 초 경기도 시흥의 한 원룸에 작업실을 차려놓고 판매업자 C씨에게 가짜 KF94 마스크 9만8400장을 1억3000만원에 판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가짜 마스크 포장지를 직접 도안해 만든 다음 그 안에 키친타월 3장을 넣고 밀봉해 C씨에게 팔았다. 가짜 마스크 포장지엔 시중에 정상적으로 유통되는 마스크들처럼 '초미세먼지 및 황사마스크용' '유해성 물질 차단' 등과 같은 단어가 적혀있었다.
이들은 원래 가짜 마스크를 중국으로 수출하려 했으나 정부의 긴급수급조정조치에 따라 마스크 수출이 금지되자 국내로 눈을 돌렸다.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을 이용해 판매 대상을 물색했다.

A씨 일당은 C씨와 직거래 때는 마스크가 들어있는 포장지를 준비해 C씨에게 보여주면서 C씨를 속였다. 이를 믿고 마스크를 구매한 C씨는 판매 직전 포장지를 뜯어봤다가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부당 이익 1억3000만원은 개인 채무금 변제나 유흥비 등에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 일당으로부터 이들이 팔았던 가짜 마스크 9만8400장과 추가 KF94 마스크 포장지 8만장 등을 압수해 폐기하도록 했다.

경찰 관계자는 "마스크 수급 안정화를 위해 매점매석 등 관련 첩보를 다각도로 수집 중이다"라며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공적 판매처에서 마스크를 사달라"고 당부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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